홍석현씨, "검찰 떡값주며 관리"

2005. 7. 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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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사는 지난주에도 UN사무총장에 출마하겠다고 괜한 소리를 해서 청와대로부터 경고까지 들었지만, 사실 UN사무총장을 스스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여기서 추정 가능한 것이 차기 대권을 위한 경력관리를 위해 주미 대사직을 받았다는 심증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주미대사라면 총리급의 무게를 갖는 중책이고 이력서에 한 줄 넣기엔 아주 좋은 자리거든요.” ▶ 국민일보 윤재석 국장 ◎ 사회/김어준> 홍석현 주미대사가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과연 대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윤재석 국장>사태의 진상은 앞으로 더 명확하게 파악해야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홍 대사 스스로 즉각 깨끗이 사임하는 것이 망가진 나라의 체면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길, 그리고 국익을 생각하는 공인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X-파일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아직까지는 중앙일간지 사주와 대기업 고위 인사로 처리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그러니까 어제 홍석현 주미 대사와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본부장이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냄으로써 대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 건데요. 안기부의 불법 도청 행위와 그것 자체에 대한 법리적용으로 처리할 문제니까, 차치하고라도 그렇다고 해서 불법 도청으로 밝혀진 실체적 진실까지 허위로 매도돼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만약 홍 대사가 주미대사직을 고수하려고 한다면 정부입장에서 조속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김어준>미국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 윤재석 국장> 공식적인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에 동의하고, 신임장까지 제정해 받은 우방국 대사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할 건 아니지만, 미국으로서는 참으로 어이없다는 입장인 건 확실합니다.

작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홍석현씨를 주미대사로 지명했을 때, 미국 측이 비공식적으로 보인 반응도 왜 하필 ‘탈세법’이냐 이런 거였거든요. 미국에서 가장 파렴치한 범죄중의 하나가 조세탈루입니다. 탈세로 실형까지 받은 인사를 무리해서 가장 중요한 해외공관장으로 보내겠다는 한국정부의 처사에 대해서 미국 정부로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요. 아무튼 주미한국대사의 크레딧은 완전히 떨어지게 된 셈입니다.

◎ 사회/김어준> 97년 대선 당시, 중앙일보가 이회창 후보를 밀어준 것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던 내용인데, 당시 홍석현 회장과 이회창 후보의 관계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 윤재석 국장> 저도 그때 중앙일보 심의위원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당시 정황을 비교적 상세히 객관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97년 10월 들어서면서 중앙일보의 대선 관련 논조가 노골적으로 편향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기자 몇몇이 보도의 편향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러다가 큰일 난다.” 그런 주장이었는데요. 불행히도 두 가지 예견은 모두 들어맞았습니다. 대선 이후 중앙일보는 망신을 당했고, 사주는 2년 후 탈세혐의로 구속됩니다. 이때 중앙일보의 메인스트림은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을 한 셈인데요. 선거당일 날 한 간부가 오후 6시 투표종료직후에 시작된 KBS, MBC TV 출구조사 보도가 시작됐는데, KBS TV를 틀어 놓고 있다가 이회창 후보가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자 “야, 우리가 이기고 있다”라고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이 출구 조사는 틀렸고, 그때 제가 중앙일보 기자로서 지켜본 바로는 한 마디로 당시 중앙일보는 집단최면에 걸려있지 않았는가, 하는 회고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게 된 데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이회창-김대중 양대 구도였던 당시 대선에서 삼성그룹과 중앙일보가 각기 독자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쪽 모두 이회창 후보가 우세로 나타났죠. 또 삼성이나 중앙일보의 정서상으로도 김대중 후보보다는 이회창 후보 쪽이 가깝고 편하겠죠. ◎ 사회/김어준> 대선이후 홍 회장이 탈세혐의로 구속되었고, 이를 두고 당시 중앙일보가 이회창 후보를 일었기 때문에 정치보복이란 논란도 있었는데요. ◑ 윤재석 국장> 제가 보기에도 정치보복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경우 신문사 사주는 좀 봐주는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보광그룹이라는 사기업에서 행해진 탈세행위를 징벌한 것에 대해서 정치보복이다. 억울하다고 한다면, 마치 과속 차량이 많이 달리는데 왜 나만 잡느냐고 교통경찰한테 항의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 사회/김어준> 그런데 홍 회장이 참여정부 들어서 복권이 됐거든요. 이 과정에서 인사검증이 제대로 됐는가도 논란입니다만, 어떻게 보권이 됐을까요? ◑ 윤재석 국장> 홍석현씨는 우선 출감 후에 중앙일보 회장으로 스스로 승진하면서 국제적인 활동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것이 세계신문협회(WAN) 회장 취임이죠. 이 자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인물로 공개 활동을 하고, 이른바 부자들의 사교클럽이라는 다보스포럼에도 열심히 참석하는 등 외연을 넓힙니다.

한편 국제 쪽이 취약한 참여정부로서는 이 사람을 활용하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겠다, 싶은 착각을 할 만큼 말입니다. 물론 이건 순전히 착각입니다. 아무튼 홍석현씨는 자연스럽게 복권 아닌 복권을 하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홍석현씨 사이에 무슨 딜이 오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 과정에 인사 과정검증이 세세히 되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 사회/김어준> 중앙일보라는 언론사주라는 힘 있는 자리를 버리고. 주미대사를 수락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 윤재석 국장> 추정입니다만, 지난주에도 UN사무총장에 출마하겠다고 괜한 소리를 해서 청와대로부터 경고까지 들었지만, 사실 UN사무총장을 스스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현재 UN사무총장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쟁쟁하거든요. 현재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거론되는 미얀마 야당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노벨평화상 수상자), 고촉동 전 싱가포르 총리, 스리랑카 출신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겸 외무장관, 그리고 미국이 밀고 있는 현직 폴란드대통령 등과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추정 가능한 것이 차기 대권을 위한 경력관리를 위해 주미 대사직을 받았다는 심증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주미대사라면 총리급의 무게를 갖는 중책이고 이력서에 한줄 넣기엔 아주 좋은 자리이거든요. 실제로 삼성 그룹에선 “현대에 정몽준이 있다면, 삼성엔 홍석현이 있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삼성가에서는 대통령 한 자리를 내야하는데, 인물로 보면 홍석현씨가 제격이라는 거죠. 국민들의 선택여부와는 관계없이... ◎ 사회/김어준>청와대에선 6자회담 재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대사를 교체하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할 텐데요. 지금 현재 상황에서 주미대사로서의 홍석현씨 대해 어떻게 평가 할 수 있을까요? ◑ 윤재석 국장> 지금 청와대로선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애초 지명 때부터 노 대통령이 무리를 하는 바람에 골치가 아팠을 텐데 요즘은 더 하죠. 그것보다 딱한 곳은 외교통상부입니다. 며칠 전 외교부 고위직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외교부는 지금 샌드위치 먹어가며 6자회담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재외공관 역시 비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주미공관, 주중공관, 주러공관, 주일공관 등과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 놓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주미공관의 역할은 그야말로 결정적이고 막중합니다.

그런데 그 공관의 수장은 6자 회담에는 전혀 관심을 쓸 수 없는 상황이죠. 이런 문제로 볼 때 우리가 좀 아프더라도 나라의 안위가 걸려있는 국제회의를 위해서는 정부의 단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사회/김어준>주미대사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박길연 UN대사를 면담하는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도 있는데..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윤재석 국장> 그것은 성과이기는 하지만 2월 중순에 부임해서 최근까지 5개월 동안 홍대사가 한 유일한 성과입니다. 그러니까 박길연 UN대사와 덕담 나눈 것이 유일한 업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진행:김어준▶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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