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북한 좀 정신 차려야 한다"(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북한이 최근 김일성주석 생일(태양절.4월15일)을 앞두고 성대한 불꽃놀이를 한 것과 관련, "나는 북한이 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평통 북미주 자문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원을 들여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면서 "나는 북한이 바르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고급자동차를 수입해 (주요 간부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면서 "(북한 정권이) `폭죽을 쏘려고 했는데 국민이 어려우니 안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종종 북한 주민의 열악한 삶의 질을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북한 정권을 비판해 왔으나 이처럼 공개석상에서 직접적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북한측 반응이 주목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덴마크 방문중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북한 주민들이) 당장 배가 고파서 탈북자가 나오고 또 나와서도 다른 나라를 전전하며 고초를 겪고 있다. 같은 민족의 고통에 나는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일각에서 `북한 개입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배경에 더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앞서 현인택통일부 장관을 만난 것을 염두에 둔 듯 "통일부 장관이 얘기했을 테니까 나는 안해도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 시대에 이 변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면서 북한이 전세계적인 조류에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나는 북한과 힘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할 생각이 없다"면서 "당장 통일보다도 북한이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급한 일이고, 양국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그렇게 되면 (통일은) 따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개방을 전제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경제적으로 지원을 함으로써 단계적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는 지론을 확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어려울 때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서 산업화, 민주화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제가) 한단계 선진화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화도 더 해야 한다. 제 마음대로 떠드는 게 민주화가 아니다"라면서 "모든 분야를 선진화시켜야 명실공히 경제도 선진국이고 사회질서 등 모든 분야가 선진화되면서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돈을 좀 벌었는데 인격이 형성되지 않으면 존경을 못 받는다"면서 "대한민국이 열심히 돈만 벌고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조개발위원회(DAC) 가입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누구 말마따나 나는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나는 모든 것을 초연한 자세이고, 정치적으로 (누구와) 원수진 일이 없고, 오로지 대한민국이 잘 돼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나이드신 분들과 장애인들도 일할 수 있게 복지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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