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제한파'로 설 선물도 '뚝'

김민자 2009. 1. 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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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혹독한 경제한파는 설을 맞은 국회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되는 설 선물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국회 의원회관은 설 연휴 2~3일 전부터 각 의원실로 배달되는 택배들이 문턱을 넘나들었지만, 지난 추석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 의원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나라당 중진 의원측 관계자는 지난 2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지난해 추석에 비해 선물의 양이 확 줄었다"며 "동료 의원들이나 지인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정도일 뿐, 상임위 소속 기관들이나 협회로부터 오는 선물은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초선 의원측 관계자도 "지난 추석을 기준으로 약 30% 정도 선물 양이 준 것 같다"며 "선물 가격도 과거에는 5만~10만원 정도의 품목이 주종을 이뤘지만, 이번 설에는 2만~3만원 가량 되는 선물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경기침체로 선물을 보내기 보다는 전화나 문자로 안부를 묻는 일이 많아졌다"며 "그동안 관례상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도 왠지 찜찜했는데, '연휴 끝나고 꼭 한 번 보자'는 안부 전화가 늘어난 것은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회에 설 선물이 줄어든 것은 올해 급격히 악화된 경제위기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국회의원의 도덕성이 점차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의원들 스스로 자정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몇몇 초선의원들이 서로 '선물을 주고 받지 말자'고 결의를 하기도 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아예 공개적으로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17대부터 의원실 문 앞에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지까지 붙여 놓을 정도.

이 의원측은 "산하기관이나 기업, 유관기관의 공무원으로부터 오는 선물은 일체 반송한다"며 "처음 한두 해는 극구 선물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차츰 줄더라"고 밝혔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도 일찌감치 공개적으로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하지만 일부 중진 의원들이나 이른바 '노른자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는 여전히 많은 선물들이 배달돼 주위로부터 눈총을 사기도 했다.

김민자기자 rululu20@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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