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깨끗한 정권' 달성 의지 재확인

이승우 2011. 9. 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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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 심정 측근비리 철저수사ㆍ예방책마련 지시

격노 대신 `싸늘한 지적'..이국철 수사 재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정말 이대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잇따른 측근 비리 의혹 속에서 침묵을 지켜온 이명박 대통령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담은 작심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측근들의 잇따른 비리 의혹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토로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남김없이 의혹을 해소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들에게는 마치 비수와 같았다고 한다. 화를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차분하게 할 말을 다 했지만, 단어 하나하나에 `노기'가 서려 있었다.

특히 "친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며 신속하고 완벽한 조사를 권재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함으로써 `성역없는 비리 척결' 의지를 확고히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깨끗한 정권'이란 단어를 거듭 사용함으로써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형 권력형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역사에 남겠다는 `초심'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해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과거 정권들이 임기 말만 되면 측근 비리로 무너졌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임기 초부터 "최초로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남겠다"는 국민적 약속을 여러차례 해온 만큼 최근 대선 캠프나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비리 의혹과 관련해 줄줄이 거명되는 상황에 이 대통령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공정한 사회'를 내세우고 선진일류국가 실현의 첫번째 과제로 부패 척결을 지목한 이 대통령으로서는 주변 사람들이 비리 의혹에 휘말리는 현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깨끗한 정권' 달성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연쇄적으로 발생한 측근 비리 의혹을 "소위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인간 관계와 공직 생활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일"로 규정했다.

이는 최근 터진 이런 의혹들이 과거 정권에서 발생했던 대형 권력형 비리 게이트의 수준까지는 못 미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이날 강력한 경고를 통해 기왕 드러난 측근들의 비리 의혹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단호하게 처리하고 앞으로의 측근 비리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의 `철저 조사' 지시에 따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한 이국철 SLS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은 전날 이 회장의 추가 수사 계획에 대해 "계획도 없고 의미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날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수사에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이 없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철저 수사를 주문한 만큼 이국철 수사 건도 예외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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