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문제 고민할때 교수님이 작성문건 주며 곽교육감 찾아가라 해"

2011. 8. 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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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약속' 했다는 문건·녹취록 실체

[한겨레]

"단일화협상 관계자 만날때 교수님 지시로 녹음"

검찰은 박명기 교수로부터 `후보 단일화를 대가로 7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과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과 녹취록은 `곽노현 사건'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 내용과 작성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의 수사 내용과 곽노현 교육감, 박 교수 쪽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검찰이 확보한 A4 5장 분량의 문건은 선거가 끝난 지 4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께 박 교수가 혼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의 측근 ㄱ씨는 "선거가 끝난 뒤 박 교수님 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는데, 박 교수님이 단일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문건으로 작성해 날 주셨고, 그걸 갖고 곽 교육감 쪽을 찾아가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박 교수가 그 문건을 이메일로 곽 교육감에게도 보냈다고 들었다"며 "곽 교육감은 회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박 교수의 측근 ㄱ씨는 "유세차량 계약금 1억5000만원이 급하니까 선거 뒤 일주일 안에 이것부터 먼저 해결해주고, 홍보·인쇄비 5억5000만원은 차차 보전해준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진보진영 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박 교수 자신이 누구를 만나서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등도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박 교수 쪽의 다른 측근 ㄴ씨는 "곽 교육감 쪽에서 약속을 한 내용이 아니라 단일화가 끝난 다음에 실무자와 함께 의논해가며 박 교수의 희망사항 등을 일지 수준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박 교수 쪽에서 기자회견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 측근 ㄱ씨는 "금전을 대가로 후보를 단일화 했고, 이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내가 작성해 드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측근 ㄴ씨는 "당시 선거빚 때문에 쪼달리던 박 교수가 주변 사람들한테 `곽 교육감한테 돈을 받으면 바로 갚아주겠다'며 돈을 빌리러 다녀, 교육계에서는 박 교수를 '폭탄'이라고 할 정도였다"며 "박 교수가 선거 이후 원래 약속받았던 `인사 배려'가 거절당하거나 곽 교육감한테 인간적인 수모를 겪는 등 쌓인 게 많았다"고 말했다.

녹취록의 경우, 일부는 박 교수의 지시에 의해 측근 ㄱ씨가 관계자들을 면담하면서 녹음한 내용과 박 교수가 직접 그들을 만났을 때 녹음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측근 ㄱ씨는 "교수님께서 녹음을 하라고 하셔서 스마트폰으로 협상 실무를 담당했던 측근 2명과 곽 교육감 쪽의 선거 책임자였던 ㅊ교수 등을 찾아가 문건을 보여주며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또 박 교수가 강경선 교수 등 곽 교육감과 친분이 있는 교수 등을 만나 직접 녹음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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