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인터뷰 2 - "문재인의 인기 상승, 마음의 짐 던 느낌"

입력 2011. 7. 28. 08:39 수정 2011. 7. 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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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7월 27일 (수)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정관용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의 긴 대화,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그 배경과 논리, 그리고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 목소리에 대한, 제 표현으로 설득논리, 등등의 말씀을 2부에서 쭉 들었고요. 자, 이제 시작은 이른바 친노세력, 친노그룹의 관점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보겠습니다. 과거 정치를 돌이켜봐도, 김영삼 정부를 만든 이른바 상도동계. 김영삼 정부 후에 상도동계도 대폭 분화했습니다. 김대중 정부를 만든 동교동계도 역시 대폭 분화했고요. 크게 보면 노무현 정부를 만들었던 범친노계도 지금 대폭 분화하고 있는 거지요?

▷유시민 > 예, 뭐 분화의 측면도 있지요. 자연스러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관용 > 자연스러운가요?

▷유시민 > 예.

▶정관용 > 사실 그런데 뭐 제가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까지 거슬러올라갔습니다만, 그 정부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정부를 만들었던 분들의 분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 분들도 있어요.

▷유시민 > 그렇지요, 그런 면도 있지요.

친노계 분화는 자연스러운 현상

▶정관용 > 그런데 불가피하다, 자연스럽다? 바람직하다? 어떤 겁니까?

▷유시민 > 음... 글쎄요, 뭐 바람직하다, 라고까지는 말을 못하겠지만, 이제 대통령을 지내신 어떤 정치 지도자의 철학이나 정치 이념, 또는 그분이 체현했던 정치문화, 이런 것들이 단색이 아니지요.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들 속에 존재하고 있는, 때로는 상충하는, 그런 다양한 요구, 소망, 이런 것들을 집약할 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은 몸 담았던 정당보다 훨씬 진보적이었던 사람"

▶정관용 > 그렇지요. 단일색으로는 어렵지요.

▷유시민 > 예, 단색으로는 어렵습니다. 원래 여러 색들이 혼합되어서 한 사람의 대통령을 만들어내는데, 이제 그 모든 색들을 이어갈 수 있는 정치세력이 있으면 굳이 분화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어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에는 소위 친노라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정치행위를 했던 사람들을 모두 하나로 끌어안고 갈 수 있는 그런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거지요. 그것은 이제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가진 특성, 예컨대 지역주의와 끊임없이 투쟁하면서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인정받은 분인데, 그분이 몸담았던 정당은 또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당이었고. 그 기반 위에서 집권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참 역설적이지요. 역설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남지역주의와 호남지역주의를 등가로 취급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하여튼 현상적으로는 그렇고요. 그 다음에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당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사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그것을 다 뜻을 펴지는 못했지만. 이제 그런 역설도 있었고. 이제 대통령 자신이 그러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대통령이 대통합신당 시절에, 하여튼 열린우리당 대통합신당을 떠나셨잖아요.

▶정관용 > 그렇지요.

▷유시민 > 그러니까 실제로 차별화를 했고. 그러니까 온전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따르던 사람들을 결집해서 승계할 수 있는 그런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데에서 이제 분화가 촉진되는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저는 좀 자연스럽다, 이렇게 보는 거지요.

▶정관용 > 그런 정치세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조금 뭐 회환 같은 건 없으세요?

▷유시민 > 예, 그런 걸 해보려고 시도를 했는데, 그게 열린우리당이라는 형식으로 시도를 한 건데, 그게 실패로 끝났지요.

▶정관용 > 실패했다?

▷유시민 > 예, 그게 안 되더라고요.

▶정관용 > 좋습니다. 관련해서, 지금 이제 또 제가 뭐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가지고 질문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유시민 > 너무 거리낌 갖지 마시고 하세요.

"노대통령에 근접한 사람", "친노가 아니다" 다른 반응 나오는 이유는?

▶정관용 > 워낙 중요한 분들의 말들이라... 노무현 재단 문재인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유시민 대표다, 라는 표현을 했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 그거는 이제 위로의 말씀으로 저는 그렇게... 제가 하도 여기저기에서 얻어맞고, 또 비난받고 이런 게 많은데, 이제 그런 것 때문에 문재인 이사장은 저를 많이 아끼시니까, 격려와 위로 차원에서 해주신 말씀으로, 저는 그렇게 그냥 감사히 생각을 하지요.

▶정관용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강금원 회장은 유시민 대표는 친노가 아니다.

▷유시민 > 그렇게 보시는 분도 있는 거지요, 심지어. 그러니까 소위 친노라는, 친노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집단, 이것이 단색이 아닌 거지요.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가 저마다 조금씩 달랐고. 또 그 관계가 가지는 의미가 달랐고. 그것이 어느 시점에서 가졌던 의미, 또 오늘의 시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또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봐요.

▶정관용 > 알겠습니다.

▷유시민 > 그러니까 문재인 이사장님의 말씀도 소위 범 친노진영에 계신 어떤 분의, 그분의 말씀으로 저는 생각하지요.

▶정관용 > 알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까 뭐, 자연스럽다, 분화가 자연스럽다, 라고 하는 것도 설명이 될 수 있는 논리인 것 같아요.

▷유시민 > 예.

▶정관용 > 현재 분석가들의 눈으로 보면 세 그룹입니다. 민주당에 있는 친노그룹이 있고요, 국민참여당이 분명히 있고요. 그리고 밖에 그냥, 어느 선택을 아직 안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크게 세 그룹 맞지요?

▷유시민 > 뭐, 굳이 나누자면, 그렇게 나눌 수도 있겠지요.

▶정관용 > 마지막 이 세 번째 그룹, 이분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어떤 선택을 하기를 또 바라세요? 거기에 이제 문재인 이사장도 아직 결정을 안 했고,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이른바 거물급들이 많이 모여계신데.

▷유시민 > 한명숙 총리는 민주당 당적이시지요.

▶정관용 > 아, 현재 그런가요?

▷유시민 > 예, 당적이시고, 지난 번에도 민주당 후보셨고. 그분들은 지금 이제 의견이 모아져있지요. 일단은 야권 대통합에 힘을 넣고, 그 일을 도모하는 걸로 어저께 국회에서...

▶정관용 > 원탁회의를 했지요.

▷유시민 > 원탁회의도 하시고. 물론 그 원탁회의는 훨씬 범위가 더 넓지만 거기에 지금 우리 정관용 선생님이 말씀하신 소위 친노의 세 번째 그룹의 대표적인 분들이 다 거기에 들어가 계시지요. 이해찬 총리나 문재인 이사장, 이런 분들이요. 그분들의 생각은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야권이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이시고. 저는 또 그런 판단을 굉장히 존중하지요.

▶정관용 > 그리고 그분들이 계속 그걸 해주시기를 바라고?

▷유시민 > 예, 그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니까요. 해주시고... 또 대통합까지 안 되더라도, 안될 경우에는 연합이라도 튼튼하게 될 수 있도록 검토하시고, 이런 것은 좋은 일이고요. 그분들이 직접 정치를 하는 선택을 하시더라도 저는 뭐 그것은 어떤 선택을 하시든 다 존중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보지요.

"문재인의 인기 상승, 기쁘고 마음에 짐 던 느낌"

▶정관용 > 문재인 이사장이 요즘 대권 후보 물망에 많이 오르고, 특히 어떤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대표보다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래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유시민 > 저는 참 좋아요, 그게. 굉장히 좋고. 마음의 짐이 많이 덜어지는 느낌이고요.

▶정관용 > 짐이요? 어떤 짐?

▷유시민 > 제가 이제 문재인 이사장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 개인으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계승자다, 이렇게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야권에서 어떤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잖아요, 제가. 그게 되게 죄송하지요. 그리고... 실제로 이제 저에게 민주당까지를 아우르는 야권의 리더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셨는데 제가 거기에 못 미치니까 굉장히 죄송하고, 평소에. 그리고 이제 그렇게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어떤 분들은 정치 밖에 있어서 그렇다, 이렇게 해석하시지만, 본인도 그러시고. 그런데 손학규 대표나,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나 국민참여당이라는 이 작은 당의 대표로 있는 저나 오랜 세월 동안 국민 앞에 노출되면서 자신의 역량이라든가 포부라든가 경륜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입증해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잖아요. 그런데 이제 저도 그런 평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민주당 손 대표도 좀 외람되지만, 여전히 확고하게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정관용 > 지지도가 확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게 이제 그런 측면이겠지요.

▷유시민 > 그러니까 국민들로서는 그런 좋은 지도자, 리더가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열망이 있지요. 그런 열망을 가지면 그걸 투사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을 자꾸 찾기 마련이고, 문재인 이사장님 같은 분이 개인의 이력으로나 그분의 성품으로나, 또 그동안 국민들에게 비쳐진 어떤 모습으로나 여러 가지 호감을 받기 때문에 그런 게 표현되는 거라고 저는 보고요. 더 많이 올라갔으면 좋겠고.

▶정관용 > 본인은 아직 정말 정치를 할지, 대선에 출마할지, 뭐 존재론적인 결론을 못 내렸다고 계속 말하고 있는데.

▷유시민 > 예, 실제로 그러신 걸로 압니다.

▶정관용 > 유시민 대표는 충고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유시민 > 아니, 저는 충고는 안 하고요. 그분이 왜 정치하기를 꺼리시는지를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하지만 정치를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어렵다

▶정관용 > 왜지요?

▷유시민 > 음... 정치를 하면서도 저도 이제 두려움 같은 게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또는 어떤 관계에 대한 두려움. 또 정치라고 하는 이, 때로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또 많은 경우에 굉장히 비정한 권력투쟁. 불가피하고 필연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적대감 같은 것이요.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제가 정치를 하면서도 많은데, 노무현 대통령 제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거의 30년 세월을 모시고 일했던 분인데, 그일 겪으면서 저보다 그게 훨씬 더 심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본능적으로, 직관적으로 그 두려움의 실체를 이해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를 하시라는 말씀도 못 드리고. 그러나 이제 그런 것들을 다 이겨내고 무엇인가 해야 되겠다, 라고 결단하시면 그것은 그것대로 또 제가 존중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관용 > 그러면 충고는 아니지만, 바람은 하시기를 바라는 거지요?

▷유시민 > 아니,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제가 모르는 사이 같으면 그냥 판단해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겠는데...

▶정관용 > 그분의 고뇌를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뭐라고 희망할 수도 없다?

▷유시민 > 예, 그분이 어떤 결정이든 하시면,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고 저는 또 그에 맞춰서 하고. 그게 맞겠지요.

▶정관용 > 예,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내가 바라는 바, 이런 것보다도 그분의 고뇌가 워낙 진정하다. 이런 걸...

▷유시민 > 예, 실제로 좀 많이 무섭거든요.

▶정관용 > 그런데 아까 표현 중에 문재인 이사장 같은 분이 계속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승자 이런 식의 표현을 써주는데, 또 특히 민주당까지 아우르는 야권의 리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데, 본인이 그걸 못했다, 못한다, 라고 계속 표현하셨잖아요. 왜 그걸 못하셨을까요?

▷유시민 > 이제 지금까지 못했잖아요.

▶정관용 > 예, 이유가?

▷유시민 > 그게 사람의 능력의 어떤 한계랄까, 이런 거라고 봐야지요. 제가 10년 가까이 지금 정치를 했는데, 많이 유명해지고, 많이 알려지고, 또 대통령에게 또 장관직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도 받았고. 여러 좋은 기회를 저는 많이 받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좋은 기회 많았지만 국민의 신임 못 받았다

▶정관용 > 그렇지요.

▷유시민 > 그런데 별로 그렇게 국민들에게 신임을 못 받잖아요. 그러니까 국민에게 큰 신임을 못 받는 사람이 어떻게 야권의 리더가 되겠어요?

▶정관용 > 그러니까 왜 그렇다고 보세요?

▷유시민 > 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여러 가지 부족해서 그렇지요, 굉장히.

▶정관용 > 제일 부족한 게 어느 대목이라고 보세요?

▷유시민 > 여러 가지가 하도 많이 부족해서...

▶정관용 > 아니, 왜냐하면 그런 어떤 과거 과정에 대한 회고, 반추를 통해서 변화하는 것이 또 정치인 아니겠습니까. 지금 어느 쪽으로 가장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 지, 그런 게 궁금하고 그래서요.

▷유시민 > (웃음) 좀 말하기 어려운데, 때로 저는 이제 시대상황이 좀 욕을 먹는 일을 하도록 저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 느낌을 좀 갖고 있지요. 예, 비난받는 역할, 이런 것들을 하도록 시대가 나한테 요구하는 게 아니냐, 이런 느낌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 그러면 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겠는데요?

▷유시민 > 안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러니까 그 말은 꼭 비난받을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때로 오해와 비난을 받더라도 마음이 가는 일을 해야 한다,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어떤 논리라든가 전략 이전에 제 마음이 그냥 움직이는 방향으로요. 요즘 같으면 진보통합이나 이런 거. 그냥 마음이 가는 거거든요, 그리로. 하고 싶은 거지요. 어떤 논리나 그런 것 이전에. 그러니까 왜냐하면 좀 많이 빚지고 있다는 그런 느낌도 있고. 그 진보진영, 또는 그 진보세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그런 걸 생각할 때.

▶정관용 > 빚의 제일 큰 핵심은 노무현 정부 당시 책임 있는 역할을 했는데, 별로 제대로 정책을 잘 못했다, 이런 건가요?

▷유시민 > 예, 그런 것도 있고. 특히 참여정부 관련해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또 일정 부분 이런 저런 성과나 업적이 대통령께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선거 때는 다른 당을 지지하고 했다 하더라도 많이 기대하고 내심 성원했던 점이 있는데...

열심히 했지만, 지지자들에겐 여전히 빚진 느낌 있다

▶정관용 > 그렇지요.

▷유시민 > 그런 거를 충분히 그렇게 기대에 부응을 못한 정부였다는 생각이 계속 남고. 그러니까 저도 미안하기도 하고, 하여튼 그런 왠지... 빚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요. 왠지 깔끔하지 않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요.

▶정관용 > 그래서 그분들과 함께 힘을 좀 보태고 그래야 되겠다, 라고 마음이 움직이신다?

▷유시민 > 그건 표현이, 꼭 힘을 보태야되겠다, 이런 것보다 그냥... 원래 그분들이 80년대에는 같이 하던 분들인데, 그런 생각도 좀 있고요. 하여튼 마음이 자꾸 그리로 쏠리는 거지요. 그래서...

▶정관용 > 80년대에 같이 하던 분들 가운데는 뭐 한나라당에 가 계신 분들도 많은데요, 뭐.

▷유시민 > 가끔 있는 분들이지 그렇게 많은 분들은 아니지요, 거기가.

▶정관용 > 좋습니다.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유시민 > 그것도...

▶정관용 > 물론 지금 너무 구도가 안 짜여져서 좀 섣부르기는 하지만...

▷유시민 > 전망보다도 어떻게든 야권이 힘을 모아서 국회를 한나라당 지배 아래에서 구해내고, 그렇게 해야지요.

▶정관용 > 그건 이제 당위이고. 지금 뭐 한쪽에서는 한나라당은 이대로 가면 굉장히 의석을 많이 잃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야권 쪽은 과반 무난히 간다, 그런 전망이 좀 서세요?

▷유시민 > 무난하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요. 그러니까 어떤 전국 선거에서도 진보개혁 진영이 무난히 이기는 선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언제나 선거는 보수당이 이길 가능성이 더 많은 선거이고. 진보개혁진영이 이겨도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을 때 겨우 이기는 정도가...

▶정관용 > 간신히 과반, 이런 것?

▷유시민 > 예,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저는 이렇게 보지요.

▶정관용 >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시민 > 음, 그것도 역시 한나라당의 구조적인 우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별로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매번 대세론은 한나라당 후보의 대세론이었잖아요. 이회창 대세론, 박근혜 대세론, 말고 누구 대세론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까?

▶정관용 > 큰 대세론은 아니지만 작은 대세론, 표현이 좀 이상합니다만.

▷유시민 > 야당 안에서 뭐 한때 이인제...

▶정관용 > 예, 이인제 대세론, 그런 거요.

▷유시민 > 그거는 어차피 일종의 마이너리그의 대세지요.

민주당의 현재 모습 아쉽다

▶정관용 > 아, 그렇지요.

▷유시민 >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치를 큰 틀에서 보면 보수의 압도적 우위가 구조적으로 되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보수 쪽이 아주 큰 죄를 짓거나, 국정을 엉망으로 만들거나, 요즘처럼, 이렇게 되었을 때 야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그렇게 되었을 때 겨우 진보개혁진영이 이기는 것이 우리의 정치구도이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거나 안이함에 빠지게 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또다시. 그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간신히라도 이기기 위해서는 진보개혁진영이 작은 이익에 대한 집착이나 이런 걸 버리고, 정말 큰 틀에서 대범하게 힘을 모아야 되는데, 아쉬움이...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될 정당이 민주당인데, 저희가 좀 마음 속으로 바라는 정도의 그런...

▶정관용 > 책임성을 안 보여주고 있다?

▷유시민 > 예, 책임성보다 그런 이끌어나가는 역할이요. 이런 것들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것이 크지요. 이러면 또 이 말 하면 민주당이 화낼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정관용 > 조금 더 리더로서 이끌어가는 역할에 조금 더 열의를 다해달라, 라는 뭐 부탁으로 들을 수 있겠지요.

▷유시민 > 그랬으면 좋겠어요, 정말.

박근혜 대세론, 이회창 대세론과 다를 거 없다

▶정관용 > 그런데 지금 이제 과거에도 항상 한나라당 내지는 보수 쪽이 대세론이었다, 라고 했는데, 그런데 또 이회창 대세론하고 조금 다른 박근혜 대세론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유시민 > 그거나 그거나 똑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정관용 > 비슷하다고 보십니까?

▷유시민 > 예, 한나라당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기만 하면 누구든 전체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대세를 장악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구조거든요.

▶정관용 > 그런데, 이회창 대세론 있을 때에도 2등, 3등의 차이가 지금만큼 많이 벌어지지는 않았잖아요.

▷유시민 > 왜요.

▶정관용 > 그때도 그랬나요?

▷유시민 > 그때도 IMF 나기 전에 큰 선거전 들어가기 전에는 봄까지만 해도 무슨 반도 안 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관용 > 지금은 반이 아니라 3분의 1도 어려운 그런 양상이지 않나요?

▷유시민 > 그래도 그때는 김대중 후보 빼면 아무도 없었지만, 지금은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여러 명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구조적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그건 늘 있는 한나라당 강세 후보의 대세론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봅니다.

▶정관용 > 그런 의미에서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라고 이어지겠네요?

▷유시민 > 그러니까 야권이 정말 힘만 잘 모으면...

▶정관용 > 잘만 하면?

▷유시민 > 근소하게라도 이길 수는 있다, 이렇게 보지요.

▶정관용 > 그러나 어려운 판이다?

▷유시민 > 예.

▶정관용 > 자, 쭉 제가 지금의 선택에 대해서 이런저런 걱정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조금 더 편하게 정치를 하실 수 있을 텐데, 라고 이야기를 전개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당장 이번이 아니라 다음번, 그 다음번까지도 생각해보면 좀 큰 정당인 민주당 안에 들어가서, 그리고 또 너무 그렇게 민주당 안에서 욕먹는 그런 행동보다는 좀 이렇게 화합하는 행동을 하고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서서, 뭐 또 떨어지더라도 당당하게 잘 경쟁하고 그렇게 차근차근 조금 더 갈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충고도 많이 들으셨지요?

▷유시민 > 예, 뭐 엄청나게 많이 들었지요. 저를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거의 대부분은 다 민주당 가서 하라고 그러십니다. 그런데 마음이 내키지 않는 거지요, 그냥. 왜냐하면 그 코스는 정확하게 노무현 대통령이 2001년부터 걸었던, 1997년부터 걸었던 그 코스입니다.

▶정관용 > 그렇습니다.

▷유시민 > 그리고 그 결말이 어디에 귀착되었는지를 저희가 가까이에서 너무 잘 보았기 때문에, 제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비유적으로 하기를 군대 두 번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웃음) 그랬더니 어떤 분이 전쟁 나면 두 번 갈 수도 있지 않느냐, 말씀하시던데요, 저는 이제 그게 정치혁신이라는 거예요.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요, 구조를 개선하는 것. 이것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안 가는 거지요, 거기에.

▶정관용 > 알겠습니다. 군대 두 번 갈 수 있느냐,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 만들고 혁신시도를 했다가 실패하셨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마음이 안 간다.

▷유시민 > 아무래도 마음이 안 가니까...

▶정관용 > 예, 마음이 안 간다는데, 무슨 질문을 더 하겠습니까.

▷유시민 > 마음이 가야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게...

▶정관용 > 자, 유시민 대표, 지금의 선택, 또 앞으로의 구상 등등, 여러 가지 말씀을 좀 들어봤습니다. 유시민 대표가 마음으로 선택한 그 행로, 좋은 결과를, 좋은 결실들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유시민 > 예, 좀 많이 도와주시고, 덕담 좀 해주십시오.

▶정관용 >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고요.

▷유시민 >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 비 오는데 돌아가시는 길도 조심하시고요.

▷유시민 >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 고맙습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의 만남 마무리지으면서 오늘 순서 끝내고요. 정말 여러분 비 피해 없도록 다시 한번 집 주변들 돌아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지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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