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원 軍위성단말기, 휴대폰보다 못해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 2011. 5. 24.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동중 사용 못하고 설치 10분이나 걸려

군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위성단말기(PRC-821k·사진)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위성 휴대전화기보다 가격은 15∼90배 비싸지만 성능은 10년 이상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군이 사용중인 휴대용 위성단말기는 대당 가격이 9000만원이 넘는 고가 장비지만 음성 및 데이터 전송용량 등 성능은 시중에 나와있는 100만원짜리(T사) 제품보다 나은 게 없는 것으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이 방위사업청에게서 받은 자료에서 나타났다. 비슷한 성능의 미국 I사, 유럽 I사 제품은 가각 600만원, 400만원 정도 가격이다.

군 휴대용 위성단말기의 더 큰 문제는 이동 중에 사용할 수 없고 설치시간이 최소 10분이나 걸려 100만원짜리 민간 상용제품보다 못한 실정이다.

송 의원은 "군 장비의 특성상 보안기술과 방열, 방수, 방탄, 방습 등의 기술적인 문제로 상용장비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휴대용 위성단말기는 말 그대로 전시에 휴대해 뛰거나 엎드리거나, 누워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설치시간이 10분이나 걸리는 현 장비는 1분1초가 다급한 전시에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고가의 군 장비가 되레 성능이 떨어지는 건 방산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6개월 단위로 빠르게 바뀌는 전기통신 분야의 경우 상용장비와 군장비의 성능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미국처럼 나선형 시스템을 도입해 개발도중이라도 새로운 기술을 적용, 기술적 낙후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의 휴대용 위성단말기의 가격이 비싼 건 맞지만, 수 백만명을 상대로 생산하는 시중 상용제품과 보안성 등 특정 규격에 맞게 소량만 제작해 쓰는 군용제품의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낙후된 성능과 기술에 대해선 "무기 등 군 장비의 개발·전력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개발중에 새로운 민간기술이 나왔다고 도중에 접고 새로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군은 2006년 8월 통신위성 무궁화5호를 쏘아올린 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평시 육·해·공군의 광역통합지휘·통제·통신이 가능한 군 위성통신체계를 구축·운용중이다. 휴대용 위성단말기는 군이 2001년 소요를 제기하고, 2002년에 개발을 시작, 2006년부터 사용해 지난해말까지 전부 280여대가 배치됐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