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첫 군사협정 추진>국민 반감 우려.. 조심스러운 靑
청와대는 일본과의 군사협력 수위를 놓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일제 강점기에 대한 '악몽'이 있는 만큼 일본과의 군사분야 교류 협력이 국민 정서상 반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때문에 유엔평화유지활동(PKO)과 공동수역의 대규모 재난 피해시 양국 군의 군수품을 상호지원하거나 정보 교류협력을 담은 '낮은 수준'의 군사실무협정 체결에는 긍정적인 검토 입장이지만 자칫 양국 간 본격적인 군사협력 강화로 확대 해석될까 경계하는 눈치다.
특히 청와대는 일본 언론이 4일 양국의 군사협력 등 포괄적 협력강화를 담은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의 발표 계획을 보도한 데 대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논의되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낮은 수준의 한·일 간 군사 교류는 여러 필요에 의해서 검토되고 있지만, 한·일 또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라든가 양국 간 질적으로 긴밀한 군사협조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생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양국 국방부 차원에서 논의해온 군사협력은 어느 나라와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항"이라며 "PKO 활동을 공동으로 벌이다 서로 없는 물품을 빌려주거나 빌려받고, 해상에서 배가 파손되거나 조난됐을 경우 양국이 수색·구조·훈련을 같이하는 정도에다 정보 분야에서 협력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올 상반기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새로운 군사협력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할 것이라는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대해서는 의혹과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여부도, 시기도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일본이 자신의 희망사항을 담아 국내외 여러 정치적 상황을 돌파하고자 언론에 흘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평가했다. 최근 간 총리가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일자 수습하는 등 일본 지도부가 의도를 갖고 추진하는 공론화 작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안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핵, 미사일 위협과 관련한 북한 동향이나 관련 첩보는 긴밀하게 정보교환할 필요성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
▶ 韓·日 사상 첫 군사협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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