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수주 2주前 '사실상 확정' 통보

2009. 12. 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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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코펜하겐에 아랍어 통역 대동(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2주전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한국전력 컨소시엄의 원자력 발전소 수주에 대해 사실상 확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그러나 UAE가 이에 대해 `극비'를 요청한데다 최종 경쟁상대인 프랑스가 막판까지 수주를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면서 우리 정부는 원전사업 계약서에 서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 참석차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출국하기 이틀전인 지난 15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UAE 왕세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사실상 이날 수주가 확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통화에서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 대통령에게 "오랜 숙고 끝에 한국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수행키로 사실상 결정했다"면서 "주말에 다시 통화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직후 이 대통령은 즉각 참모들에게 아랍어 통역을 코펜하겐 일정에 동행토록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 배석자들은 "토요일(19일) 귀국 후에 전화가 올 가능성이 높으니 통역을 데리고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이 대통령은 "아랍인들은 금요일도 주말로 여긴다"면서 "금요일에 연락이 온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재직시절 중동에서 오랜 기간 `비즈니스'를 한 경험이 있는 이 대통령의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코펜하겐 시내에 마련된 숙소에서 모하메드 왕세자의 전화를 받았으며, 이는 수주가 최종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 대통령을 알게 되고, 여러 차례 통화도 하고, 또 직접 만나뵐 수 있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대한민국을 `형제국'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이 코펜하겐에서 귀국하는 특별기내에서 68번째 생일파티를 하면서 쌀막걸리를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는 등 어느때보다 기분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 이유가 UAE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후에도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했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은 1~2주전에 공식 발표되나 청와대는 이번 UAE 방문 관련 보도자료를 출국 당일인 지난 26일 오전 6시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보도유예)를 걸어 내놨다.

특히 이날은 성탄절 이튿날이어서 프랑스 등 경쟁국들이 연말 어수선한 틈을 타서 허를 찌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 정부는 또 외신이나 증시 등에서 한전 컨소시엄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국익을 위해 신중하게 보도해 달라"며 언론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UAE 수도 아부다비 힐튼호텔에서 생중계된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원전 수주 사실을 국민에게 알린 뒤 기자들에게 "내 입술이 터진 보람이 있네"라며 "언론이 그동안 협조해 준 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UAE 원전은 사실상 프랑스 손으로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러나 만나고, 전화하고, 제안하고, 설득하면서 조금씩 점수를 쌓고 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지휘봉을 잡으면서 막판 뒤집기의 묘미를 전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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