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종시 토론회' 주민참여 봉쇄

2009. 10. 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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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여명 탄 버스 서울 진입하자 추적·통제주최쪽 항의에 뒤늦게 일부 주민 방청 허용

행정도시 예정지 주민들이 행정도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주민들이 탄 버스를 추적·제지하고 토론회장 진입을 막다가 주민들과 충돌했다. 경찰은 주최 쪽에서 요청하자 뒤늦게 토론회장 봉쇄를 풀고 주민들을 들여보냈다. 관련기사 5·14면

유한식 연기군수와 충남 연기군·공주시 주민 200여명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8대의 대절버스를 타고 오전 10시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서울에 들어온 직후인 낮 12시30분께 고속터미널 부근에서 자신들을 호위하듯 쫓아오는 경찰 차량들을 발견했다. 경찰 차량들은 노골적으로 버스의 주행을 방해해 버스 5대에 탄 주민들은 용산 등지에서 내려 각자 프레스센터로 이동해야 했다.

운좋게 경찰의 제지를 피한 나머지 3대의 버스들도 결국 프레스센터 700m 전방인 남대문 부근에서 경찰에 의해 주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연기군 금남면에서 올라온 최순하(58)씨는 "함께 서울로 온 대절버스들이 경찰의 추적과 제지로 멈추거나 뿔뿔이 흩어졌고 대부분 택시를 타고 토론회장으로 와야 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개된 토론회를 막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연기군에서 과일 농사를 짓는다는 윤은순(60)씨도 "경찰이 '토론회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며 버스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게 해 '화장실을 간다'고 말하고 버스에서 빠져나왔다"며 "내가 빠져나오자 경찰이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화장실까지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120여명의 주민들이 경찰의 제지와 감시를 뚫고 고생 끝에 토론회장인 프레스센터 앞까지 찾아왔으나, 이번에는 5개 중대 400여명의 전경들이 출입문을 가로막았다. 심지어 주민들을 이끌고 온 유한식 연기군수도 토론회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간신히 토론회장에 들어간 몇 명의 주민들은 이날 토론회를 연 한국행정학회 쪽에 "어떻게 해당 지역 주민들의 토론회 참석을 막을 수 있냐"고 항의했다. 주최 쪽에서 경찰에 봉쇄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뒤에야 주민 120여명은 토론회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날 토론회도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3시께 시작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일부 지방신문에서 주민들이 토론회장을 점거할 것이란 보도를 해 주최 쪽에서 주민들의 참석은 괜찮지만, 토론회장에서 집단행동을 하면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며 "나중에 주최 쪽의 요청에 따라 봉쇄를 풀고 주민들을 들여보냈다"고 밝혔다. 송채경화 길윤형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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