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캠프서 "정치9단에 당했다" 자성 목소리

박대로 2012. 11. 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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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9일 단일화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안 후보측에서 이번 사태의 대응과정에 문제가 적지않았음을 인정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여의치 않게 나오는 등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지난 14일)의 파장이 예상 밖으로 커지자 안 후보 캠프 내부에서는 정치9단이 즐비한 민주당에게 당한 게 아니냐는 것. 즉 정치력에서 민주당쪽에 뒤처진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의 배경은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 개시를 제안한 지난 5일 전남대 강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만남을 제안한 당시 강연 뒤 캠프 안팎과 안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 후보 쪽이 정치혁신 노력을 하긴 했지만 가시적인 정치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한 상황에서 안 후보가 성급하게 만남을 제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선 정치혁신-후 단일화'라는 기본 노선이 훼손되고 민주당과 문 후보의 단일화 프레임에 걸려든 시점이 바로 전남대 강연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두 후보간 첫 만남에서 단일화 시점을 '후보등록일까지'로 못박은 것 역시 안 후보의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시간은 안 후보의 편'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안 후보에게 유리한 형세였는데 단일화 협상의 시한을 후보등록일로 확정함으로써 강력한 카드 한 장을 버린 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마냥 지연시킬 경우 예상되는 국민적 비판과 정치적 부담을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게 문 후보와 회동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민주당 측 인사들의 언론플레이와 세몰이 등에 항의해 협상을 중단한 것 역시 안 후보의 진의여부와 관계없이 '몽니'를 부리는 식으로 해석되고 말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민주당의 혁신과 아름다운 단일화라는 2가지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 후보에게 국면 전환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도 이를 감안한 듯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문재인 후보의 양보와 결단으로 상황이 해결돼왔다"고 자평했다.

또 "작은 이익을 내려놓고 국민의 큰 뜻을 받들려는 자세야말로 대통령이 갖춰야 할 제1의 덕목이라 생각한다"며 "문 후보의 통 큰 양보와 결단이 지지율 상승의 원동력이며 문 후보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기대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특히 친노 좌장이자 정치적 동지인 이해찬 대표를 사퇴시키고 나아가 단일화 방식 결정권까지 안 후보에게 '통 크게' 내주면서 문 후보가 큰형님으로서 이미지를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 대표 사퇴를 처음부터 의도했다면 단일화 협상 개시 전 사퇴를 이끌어냈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문 후보가 단일화방식 결정권을 내주면서 '여론조사 또는 여론조사 더하기 알파'를 언급한 것 역시 고도의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 방식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암시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후보 측 관계자들은 여론조사에 능한 민주당 내 정치9단들을 경계하고 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지지율에서 뒤지는 상황에서 역전을 이뤄낸 점,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에게 뒤지던 이해찬 후보가 모바일투표에서 역전을 한 점, 문재인 후보가 당내 대선후보 지역순회경선에서 전승을 거둔 점 등을 예로 들어 여론조사에 부담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민주당 내 인물들을 정치9단으로 본다면 아직 5단 실력도 안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쪽도 아직 카드를 다 쓴 것은 아니다"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묘안을 숨기고 있음을 시사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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