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메모대로.. 안종범·차은택, UAE 문화外交 갔다왔다

조의준 기자 2016. 11. 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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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 TV조선 단독 보도 崔의 2014년 7월 추정 메모에 "UAE에 한국문화원 설립" 그해 8월 안종범 수석·차은택 UAE 출장.. 예산 36억원 배정 朴대통령, 2015년 아부다비 왕세제와 MOU.. 올 3월 설립

박근혜 정부의 해외 순방 주요 테마였던 '문화 외교'도 최순실씨가 기획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최씨의 자필 메모를 TV조선이 31일 공개했다.

TV조선에 따르면 최순실씨 특유의 필체로 쓰인 노란색 메모장에는 UAE(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 설립과 관련된 구상이 적혀 있다. 이 문서는 2014년 7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메모에는 UAE 문화원 설립을 위한 3단계 실행 방안이 적혀 있다. 최씨는 '제안'이란 제목의 메모에서 1단계로 '한국의 문화+UAE 함께하는…협약서 만들어 봤다'고 적었다. 이후 화살표(→)를 한 뒤 '정부+UAE문화공유 협약서'라고 했다. 이는 누군가에게 협약서를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단계에선 최씨의 계획을 누구를 통해 실행할지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최씨는 'UAE 문화산업의 제안서→한국 정부→차은택(융성위원회위원)'이라고 썼다. 차씨는 최씨와 함께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이는 차씨에게 UAE 문화원 설립을 위한 실무를 맡긴다는 의미로 보인다.

최씨는 메모에서 아프리카의 철자를 Africa가 아닌 Aprica로 쓰기도 했다. 이는 차씨의 회사(아프리카 픽쳐스)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TV조선은 "UAE 한국문화원 설립은 최씨의 자필 메모대로 진행됐다"고 했다. 실제 차씨는 그해 8월 8일 '아시아 문화 공생을 위한 UAE와의 문화 교류 콘텐츠 제안'이란 제안서를 '대한민국 문화융성위원 차은택' 이름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당시 차씨는 일반 CF감독 신분이었다는 것이다.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이 된 것은 그해 8월 19일이었다. 최순실씨가 차씨를 문화융성위원으로 사실상 '임명'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TV조선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임명되기 하루 전인 8월 18일에 함께 UAE에 출장을 갔다"고도 했다. 청와대 핵심 실세가 민간인과 함께 대통령 순방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출장을 간 것이다.

3단계에선 좀 더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나왔다. 그는 '1번째 단계→종합융합**제의(UAE 땅+건설)→콘텐츠→문화원(정부) 설립'이라고 썼다. 참고 표시(※)를 한 뒤 '예산안'이라고도 썼다. 이는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차씨가 UAE를 다녀온 뒤 문화원 설립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TV조선은 "차씨는 귀국한 지 하루 뒤인 8월 22일 한국문화원의 디자인과 설립 후보지, 전시 콘텐츠 등의 계획을 담은 'UAE 한국문화원 설립 제안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안 전 수석과 최씨가 UAE를 다녀온 뒤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UAE 문화교류 회의 결과 보고'에도 '문화융성위원회 차은택 위원'을 양국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지정해 놓았다.

이후 2014년 UAE 한국 문화원 건립에 36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실제로는 46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3월 마침내 박 대통령이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주 UAE 한국문화원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1년 후인 올 3월 10일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1556㎡ 규모의 한국문화원이 설립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UAE에 원전 수출을 한 뒤 양국 간의 교육·문화 교류를 이미 약속한 상황이었다"며 "최씨 때문에 급조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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