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최씨 농단 몰랐다는 친박, 스스로 바보란 얘기"
전 전 의원은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박 대통령이 ‘나 보란 듯 정신 차리고 최태민 일가를 모두 끊어내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만 기대했는데 내가 얘기한 그대로 되니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박근혜 키드’라는 어린 친구들한테 ‘배신자’라며 몰매를 맞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야기했던 게 무위가 됐다는 게 정말 슬프고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를 친박들이 몰랐다’는 데 대해 “그런 것도 몰랐다면 자기들은 귀머거리·장님이란 얘기냐”며 “자기들이 정말 나는 무능하다, 바보·천치라고 공언하는 건데 그런 사람들이 국민 세금은 어떻게 받아 먹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가 박 대통령 측근으로 대변인·최고위원을 하던 2006년 당시 이미 최태민 목사와 최순실씨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었다”며 “내가 박 대통령 캠프에 있을 때 친박 핵심 의원이 나한테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라고 물으며 서로 걱정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Q : 친박 의원들은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라는 건 전혀 몰랐다는데.
A : “2006년 이미 한나라당 대선캠프에서 낌새를 안 챌 수 없는 게 의원들이 무슨 보고를 하면 (박 대통령이) 아무 반응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 하루 이틀 있다가 자기들이 올린 거와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럼 당연히 의심하고 누가 개입했는지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 몰랐다는 건 국민을 개나 돼지로 아는 거죠. 그래서 제가 개도 소도 웃을 일이라고 한 것이다.”
Q : 당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알려졌나.
A : “사실 제가 2006년부터 지난 대선까지 다 얘기했던 거예요. 당시 정형근 의원이 오래 안기부에 있었던 분인데 박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의 관계에 대해 심각한 얘기를 하고 고민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결국 정 의원도 박 대통령 지지를 안 했잖아요. 또 1990년을 전후해 육영재단에 있었던 직원들이 굉장히 많은 제보를 했다. 90년 잡지에 ‘박근혜-최태민 스캔들’ ‘박근혜·박근령·최태민 3각관계의 8대 의혹을 벗긴다’ 등 문제의 기사들이 의원회관을 돌아다녔다. 그걸 몰랐다면 자기들이 문맹이란 얘기 아닙니까.”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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