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민국서 가능한 일인가".."말 안 들으면 회사 없어져"

송진식·구교형·유희곤 기자 2016. 10. 28. 05: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최순실·차은택 측, 광고업체 ‘강탈’ 시도…녹취록 보니
ㆍ업체 대표에 배후 권력 환기시키며 회사 지분 포기 협박
ㆍ“상대 알려고 하지 마라…회사도 회사지만 당신 위험해져”

지난해 6월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회사를 넘기라고 압박하자 ㄱ사 대표 ㄴ씨가 “거역할 수 없는 높은 선인가”라고 묻는다. 송 원장은 “궁금해하지 마라. 그들이 생각했던 큰 로드맵은 무슨 재단이 있는데 기업이 많이 있다. 그 광고주를 다 이끌어서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게 목적”이라고 답한다. 송 원장과 ㄴ씨 간 대화 녹취록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ㄱ사 대표 ㄴ씨의 2015년 6월15일 대화 녹취록은 26분 분량이다. 두 사람 간 대화는 차은택씨 측근의 겁박을 받고 도움을 청하는 ㄴ씨에게 송 원장이 상대방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인지를 계속 환기시키면서 회사 지분을 넘기도록 설득하는 구조로 돼 있다.

■“ㄱ사가 큰일 날 지경”

ㄱ사 대표 ㄴ씨 = (저희한테 들어온 회유와 협박 등이) 어디서 나온 얘기예요?

송성각 원장 = 출처가 어딘지 절대로 묻지 마시고, 저랑 만난 것도 절대로 얘기 나오면 안되고. 이대로 가면 최악으로 가거든요. 형님이 이제 거기(포레카)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정확하게 얘기를 하면은 ㄱ사가 큰일 날 지경에 닥쳤어요.

ㄴ씨 = 도저히 거역할 수 없는 높은 선인가?

송 원장 = 그런 것은 자꾸 궁금해 하시면 안되고. 그들이 생각했던 큰 로드맵은 … 무슨 재단이 있는데 기업이 많이 있대요. 그래서 그 광고주를 다 이끌어서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게 그들의 목적이었대요.

ㄴ씨 = 이걸 만약에 내가 포기할 각오를 하고 오픈을 한다든지 반격을 한다든지 그럼 안돼요?

송 원장 = 그거 … 절대로.

ㄴ씨 = 예를 들면 세무조사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송 원장 = 그거 … 안돼요. 왜냐면 구조적으로 어렵지만, 복잡하지만, 그들은 안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100가지는 더 있거든.

ㄴ씨 = 계약이 다 되어 있는데도 그걸 뒤집을 뭐가 있을까요?

송 원장 = 그게 포스코가 공기업이잖아요.

ㄴ씨 =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한 번 얘기해봐”라는 얘기는….

송 원장 = 최후에는 ㄱ사라도 온전하게 가게 그냥 놔두는 거예요. 이대로 가면 ㄱ사도 없어집니다.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인가?”

차은택과 송성각 지난해 12월11일 차은택 당시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왼쪽),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세번째) 등이 서울 중구 청계천로(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위치한 문화창조벤처단지 마무리 공사 현장을 방문해 문화시설과 업체 입주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문체부 제공

ㄴ씨 = 진짜 답답해서 하는 얘기인데 대한민국 요즘 사회에서 가능한 일인가요?

송 원장 = 예를 들어서 현재 광고주 있지. 거기다 다 세무조사 때릴 수 있어요. 안되게 하는 방법은 108가지도 넘어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제 생각에…. 뭐 ㄱ사 들어가서 카드 다 까봐라. 골프 친 거, 기업체 접대 이런 기타 등등 다…. 그거 가지고 걔들한테 또 겁줄 수 있거든. 광고주도.

ㄴ씨 = 말 들어야 돼요?

송 원장 = 들으세요.

ㄴ씨 = 내가 포기하면 이 사람들한테도 이게 갈 수가 없는 구조인데, 포스코가.

송 원장 = 정확한 situation(상황)을 얘기하면 “야 거기 손 떼. ㄱ사 없애” 이거예요 지금. 예를 들면 포스코 같은 곳을 형이 인수를 해도, 뭘 해도 “포스코 거기 끊어. 소송 걸어? 거는 대로 해” 이렇게 갈 수도 있어요.

송 원장 = 회사도 회사지만 형님 자체가 위험해져요.

ㄴ씨 = 일신상의?

송 원장 = 그렇죠. 예를 들면 (대우그룹) 김우중이 망하고 싶어서 망했겠어요? 이거는 요즘 뭐 그거 하고는 또 레벨이 다른 것 같아.

ㄴ씨 = 알겠습니다.

■“정권보다 높은 구조적으로 복잡한 게 있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송 원장 = 김○○을 만나서.

ㄴ씨 = 예를 들면 포스코가 지금 수사받고 하다 보니까 임직원들이 굉장히 좀 수동적이에요. 우리 뭐 3년 이내에 다시 수사받을지 모르는데 ‘원칙대로 하겠다, 만약에 뭐 정권에서 그런 취소시켜라’라든지 그렇게 하면은 포스코는 말을 안 들을 수도 있는데.

송 원장 = 정권 얘기가 아닌데….

ㄴ씨 = 정권보다 더 높은데?

송 원장 = 구조적으로 복잡한 게 있어요. 그게 누구냐. 저도 몰라요. 제 말씀을 믿으시는 게 좋아요.

ㄴ씨 = 큰일 난다?

송 원장 = 네.

ㄴ씨 = 그럼 제일 좋은 방법은 수용을 하는 건대. 김○○을 만나가지고 조건을 좀 완화하고 좋은 쪽으로 가는 거네.

송 원장 = 그런 거예요.

ㄴ씨 = 덕분에 크게 당할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고맙긴 한데 이거 참. 어떻게 해야 하나?

송 원장 = 포스코는 누가 뭐래도 공기업이에요.

ㄴ씨 = 알겠습니다. 김○○ 하고 협의를 해볼게요.

■“내 전화번호 지우세요”

송 원장 = 적극적으로 그냥 하세요. 대승적인 차원에서 같이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당신도 내 입장이 된다면. 조금이라도 배려가 있다면. 어지간하면 수락을 하고 난 포기하겠다. deal(거래)의 개념은 다운시키고 양해와 공감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것 같아요.

ㄴ씨 = 그런데 그 양반들은 김○○을 좋아하나? 중용한 이유가?

송 원장 = 김○○이 그거에 천재래. 그 처음 발언은 좀 생각을 하시고. 그리고 저 만났다는 이야기는 절대.

ㄴ씨 = 알겠습니다. 뭐 그거는 철저히 보안을.

송 원장 = 그리고 혹시 제 맨 마지막 전화번호 있잖아요.

ㄴ씨 = 뭐 하나 지울게요.

송 원장 = 지금 가고 있는 번호.

<송진식·구교형·유희곤 기자 truej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