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관천 전 靑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최씨 권력서열 1위 언급은 VIP 향한 내 마지막 고언"

김판 기자 2016. 10. 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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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박관천(50·사진) 전 경정이 ‘권력서열’ 언급은 대통령에게 던진 고언(苦言)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경정은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에서 권력서열을 얘기한 것은 검찰을 통해 마지막으로 VIP(대통령)께 드리는 고언이었다. 검찰이 (비선실세를) 알면 예방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하려고 얘기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분명히 (비선실세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박 전 경정은 2014년 12월 검찰 수사를 받던 과정에서 권력서열 발언을 했다. 그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전 남편 정윤회(61)씨가 국정에 개입한 의혹이 담긴 청와대 내부 문건을 유출했다는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박 전 경정은 검찰 수사관들에게 “우리나라의 권력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이고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박 전 경정이 작성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의 내용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경정은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박 전 경정은 왜 ‘권력서열’을 언급했을까. 그는 “옳은 말을 하는 게 내 임무였다.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얘기했다”며 “간언을 하는 게 (대통령에게) 가슴 아픈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내 임무였다”고 강조했다. 2014년 ‘비선실세’의 국정 개입을 경고했지만 묵살됐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권력서열을 언급하며 ‘마지막 쓴소리’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 전 경정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금은 간언을 하는 게 내 임무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최씨 관련 내용을 파악한 게) 최씨와 관련된 사업들이 벌어지던 2014년이 맞느냐’는 물음에는 “맞다. 그때였다”고 답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인물들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미르재단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차은택(47) CF감독은 그해 8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임명됐다. 같은 달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됐다. 차씨의 대학원 은사였던 김 전 장관은 차씨가 다녔던 회사의 대표를 맡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엔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교수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임명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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