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文, '성장담론·중도확장' 선점으로 대권 정조준(종합)
"좌우이념 스펙트럼 넘어 먹고사는 문제집중"…성장담론 확고히 선점
중도·보수 대거포진 '외연확장'…1천명 매머드급 진용으로 비전경쟁
강해진 대권의지 보이며 메시지 전략 변화…'전력질주' 태세 갖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성장'을 정책 화두로 삼아 내년 대선에서 승부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에 갇혀있던 기존의 모습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고, 책임있는 지도자로서 국민들의 삶에 직결되는 '먹고사는 문제로서의 성장', '국민이 돈을 버는 성장'에 집중해 중도층과 합리적인 보수층을 적극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대선에서처럼 진보진영의 결집에만 매달릴 경우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변화를 꾀하며 보수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성장담론의 선점에 나선 셈이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구상은 이날 베일을 벗은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모습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달 말께 창립되는 이번 싱크탱크는 현재 500여명의 현직 교수들이 1차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며, 주축 교수들은 연내에 1천여명의 현직 교수들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정책 대안그룹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싱크탱크의 핵심 콘셉트를 '경제 중심·중도 확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소장을 맡은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참어정부때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역임한 인연이 있지만, 대표적인 중도·주류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10개 추진단의 단장으로 이름을 올린 서울대 국제대학원 김현철 교수나 연세대 이무원 교수도 그동안 진보진영의 싱크탱크와는 거리를 뒀던, 대표적인 주류학자들로 꼽힌다.
부소장인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꾸 문 전 대표에 대해서 한쪽으로 치우쳤을 것이라는 인식들이 있지만, 이번 싱크탱크의 면면을 보면 이념적 스펙트럼을 완전히 뛰어넘었다"면서 "냉전시대의 보수·진보 이분법이 아닌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사실 진보적 지지층에서는 이 이름을 굉장히 싫어할 것"이라며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단순히 기업의 성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돈을 버는 성장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싱크탱크가 지금 시기에 부상하는 것을 두고 야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권행보를 밟아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학자들을 중심으로는 싱크탱크 결성 움직임이 2년여 전부터 있어 왔지만, 문 전 대표의 완곡한 자제 속에 이들은 물밑에서만 움직여 왔다.
하지만 대선이 1년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야권 후보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당내 경선 룰 논쟁이나 세 확산과는 거리를 둔채 '수권역량'을 드러내보이기 위해 이제는 본격적으로 비전경쟁과 대안 모색에 나설 때가 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 부소장은 "참여한 학자들 다수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대체할만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며 "안보 문제 역시 '국민의 삶이 편안해지는 안보'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 개발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는 창립 이후 대국민 보고회 등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싱크탱크 출범과 맞물려 문 전 대표 역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거듭나는 '뉴문(새로운 문재인) 플랜'을 가동하면서 대권 행보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에서는 야권의 지지를 총결집 시키고도 정권교체를 하지 못했다"며 "문 전 대표 자신부터가 이제까지의 한계를 넘어 완전히 새롭게 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들은 대권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 문 전 대표의 가장 달라진 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앞서 보여줬던 점잖은 모습이나 '사람 좋은' 이미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단호한 마음가짐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는 문 전 대표의 최근 메시지 전략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 전 대표는 추석연휴 막바지인 지난달 17일 이후에는 거의 매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내고 있다.
메시지의 내용을 봐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의무"(1일 헬기사고 순직장병 조문 후),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바로잡는 길은 입법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2일 국감 파행사태가 끝난 후) 등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의 비전을 충실히 메시지에 담고 있다.
강력한 의지와 함께 기존에는 없던 '절박함'이 더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문 전 대표는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물론, 특히 원외 시민사회 인사들은 물론 학계나 전문직 인사들과도 쉼 없이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대선에서 도와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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