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치 않은 '뒷맛'.. 여야 모두 '자성론'

최승욱 김경택 기자 2016. 10. 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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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정국' 일주일 국회 파행 여야의 내부 평가
단식을 끝내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3일 폴더폰을 확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감에 참여 못한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고 김성원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뉴시스

일주일 만에 정리된 국회 파행 사태에 따른 정치적 승자는 누구일까. 내부적으로 득실 계산이 한창인 여야 모두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야당에선 ‘거야(巨野)의 힘’은 확인했지만 얻은 것도 없다는 자성론이 대두됐다. 여당에선 국회의장 정치적 중립 문제는 부각시켰지만 챙긴 실리가 없다는 현실론에 뼈아파하고 있다.

수적 우위에 근거한 ‘버티기’로 여당의 ‘백기투항’을 받아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민주 원내 핵심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 어느 한쪽의 승리나 패배로 볼 수 없다”면서도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원칙이 승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 등 여당의 ‘무리수’에 의한 어부지리라는 분석도 있다. 한 더민주 의원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을 때 역풍 우려도 상당했다”며 “그러나 집권여당이 아무런 전략 없이 떼쓰듯 투쟁해줘서 그런 걱정이 다 날아갔다”고 전했다.

그러나 내부에선 ‘울고싶은 여당 뺨 때려준 격’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한 수도권 야당 의원은 “결국 새누리당 강성 친박(친박근혜)계는 ‘셀프 국감 파행’을 통해 가리고 싶은 것은 다 가린 것 아니냐”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도 “지금 정국은 무거운 사람(야당)이 힘으로 시소의 한쪽을 누르고 있는 모습인데, 결국 뜨는 건 가벼운 사람(여당)”이라며 “남은 국정감사와 예산국회에서 야당이 계속 힘으로 누를 수도 있겠지만, 언제 땅을 박차고 튀어오를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이번 강경 투쟁을 통해 전리품을 챙기기는커녕 회군 타이밍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집권여당으로서 초유의 ‘국감 보이콧’과 당대표 단식투쟁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명분이나 실익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정세균 의장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문제를 부각시켰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정 의장의 중립성 훼손이 반복될 경우 국민들이 문제의 근원은 의장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의장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데다 민생을 외면한 무책임한 국감 보이콧이라는 지적이 아픈 대목이다.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전날 국감 복귀를 결정한 의원총회에 대해 “100m를 달리는 육상선수가 70m, 80m 앞을 두고 중단하는 사태를 목격한 분위기”라고 했다.

계파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국감 보이콧 도중 비박(비박근혜)계의 국감 참여 압박이나 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의 당론을 벗어난 국감 진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극한투쟁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과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등을 덮었다는 야당의 시각에 대해선 “정치 음모론을 펴는 것”이라며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유권자 2525명을 상대로 한 조사(응답률 10.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에서 새누리당은 전주보다 2.9% 포인트 오른 33.0%,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전주 대비 각각 1.3% 포인트와 0.3% 포인트 하락한 28.8%, 13.9%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승욱 김경택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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