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옥 "당보다 계파·개인 이익 우선 안타까워"
김희옥 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4일 “나는 정치를 할 사람도 아니고 다른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모든 사안마다 정치인 개인 또는 계파의 관점에서 비난, 비판 받은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위원장직 재직 시절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6월2일부터 8월9일까지 당을 이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닥뜨리니까 다른 면을 보이더라”며 “계파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일상이라 하더라도 큰 틀에서 당과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2개월가량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끌면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김 전 위원장은 “경쟁을 통해 당의 중요한 일을 맡는 것이 정치인의 성장 과정”이라며 “그러나 선출직인 의원도 공직자인만큼 국민에 대해 오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어 “국민에 대해 겸손해야 하는데 3선 의원 등 중진이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만해지는 것 같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겸손하지 않으면 당도 못 살아 남고, 정치인 개인도 못 살아 남을 것”이라며 “스스로 오만을 경계하면 큰 정치인이 될 것이고, 거기에 빠지면 큰 정치인이 못 된다.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내 계파 갈등이 심한 것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그런 것 같더라”라고 말한 뒤 “전당대회가 가까울수록 (계파 갈등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복해 있다 어떤 사안이 있으면 막 드러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과 비박간의 계파 갈등이 치유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당에 잠시 있으면서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할 것 없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총선 참패때보다 더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며 대선을 앞두고 화합과 단결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당의 대선 예비 후보가 빈약하다는 물음엔 “후보 자체가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후보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현재의 개별적 지지도만으로 어떻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당내든 당외든 간에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을 선출하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를 더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여권 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훌륭한 분이다. 당의 일부에서 그분을 영입하려는 것 같다”며 “그분이 (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후보군을 두껍게 해 더 유리한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역사에 보면 그보다 더한 수사도 많이 해왔다”며 “과거 정부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도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김영삼, 김대중 정부 시절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구속시킨 예를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이정현 대표의 최고위원 회의 모두발언 생략에 대해 “위원장 하면서 느낀 점은 당 회의 때 당직자의 발언이 대국민 메시지라는 걸 알고 정치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당직자가 자기 얘기에 집중하는 등 얼굴 알리기에 급급해 회의의 실효성이 없는 등 폐단도 많더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이끈 비대위가 ‘식물비대위’라는 지적에 대해 “20대 총선 후 ‘분당 위험이 있다’며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해 당에 들어 왔고, 비대위 출범 후 그 얘기가 쑥 들어갔다”며 “제도적으로 고칠 것은 다 고쳤고, 전당대회도 잘 치루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당 사무처 당직자들은 국가공무원처럼 열심히 일 하며 음지에서 당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며 " 몇몇 국장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2개월 동안 당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무총장, 비서실장, 대변인 등 당직자 덕분"이라며 "당을 진짜 제대로 걱정하는 의원도 있다"고 했다.
정치를 할 것이나는 질문에 “이 나이(68세)에 그런 일 없겠지만, 만약에 한다면 헌법과 법률, 규범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글 황용호·사진 서상배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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