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조용한데..온라인에서 움직이는 親文
온라인 당원들, "추미애 당대표 뽑아야" 여론 형성
文 측은 여전히 '거리두기'…"오더정치 없어"
비주류 이종걸 "온라인 당원, 투쟁 방향 잘못 설정해"…강력 반발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당시 도입된 '온라인 당원가입'을 통해 입당한 10만 당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8·27 전당대회 '거리두기'로 인해 정치권 내 친문재인계의 별다른 '오더정치'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당원들 중심으로 자발적인 여론몰이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대선국면에서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한 지도부가 형성돼야 한다는 주장에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상에는 '당대표 추미애-여성위원장 양향자-청년위원장 김병관-경기도당위원장 전해철-경북도당위원장 오중기'라고 적힌 게시물이 떠도는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여기에는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함께 덧붙여져 있었다.
내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후보들로 구성된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미애 당대표 후보는 비주류인 이종걸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친문(親文) 행보'를 하고 있다. 양향자 여성위원장 후보는 문 전 대표가 네팔 귀국 후 찾았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병관 청년위원장 후보도 양 후보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키즈'로 분류된다. 경기도당위원장 후보인 전해철 의원은 문재인계 핵심으로 알려져 있고,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경북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우리 당 대선후보를 흔들지 않고 수권정당으로 만들어 주실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문재인 흔들기'를 막아낼 후보들이 이들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권교체를 위한 더민주 지도부", "드림팀 만들어봅시다", "문재인을 서포트하는 당대표 당선을 바란다"고 쓰여진 트윗이 눈에 띄었다. 이같은 트윗은 여러 번 리트윗되며 온라인에 퍼져나가고 있다.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은 현재까지 흑색선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들을 중심으로는 타 후보 비방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이 비주류 이종걸 후보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가 안된다면 탈당해 나가 있는 탈당파들 다 들어온다"며 "한달 반이나 당무거부를 했던 이종걸 후보가 당대표 하겠다 하니 속이 뒤집어 지려고 한다. 이종걸 아웃(Out)"이라며 이 후보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온라인 당원의 90% 이상을 친문재인계로 평가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체제 당시 가입했던데다, 혁신안을 두고 문 전 대표와 대립했던 안철수 의원의 탈당 시기를 기점으로 너도 나도 입당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다.
이번 전대에서는 온라인당원 10만 명 중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고 대의원 추천 권한까지 가진 책임당원(당비 6회 납부)의 규모가 5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가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30%, 여론조사 25%를 합산해 당락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대의원 중에서 온라인 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기존의 조직표는 그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들이 만든 '더벤저스'도 전국 토크콘서트를 열기로 하면서 온라인 당원들의 여론몰이에 군불을 때고 있다. 해당 콘서트에는 더벤저스 외에도 정청래, 김용익, 최민희 전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친노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더벤저스의 토크콘서트가 전대를 앞두고 사실상 온라인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토크콘서트는 오는 13일부터 전대 전날인 26일까지 서울 대전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표나 대표 주변에서 궁극적으로는 전대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한 움직임은 아닌 것 같다. 이번엔 오더(Order)라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당 구성원들이 각자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온라인 당원들의 활동이 그렇게 영향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hy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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