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싱거운 경선은 안 돼, 2002년 노무현 열기 있어야"

소중한,남소연,손병관 2016. 8. 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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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연쇄인터뷰⑤] 서울시당위원장 출마하는 김영주 의원

[오마이뉴스 글:손병관, 글:소중한, 사진:남소연]

그동안 정당의 시도당 또는 부문위원장 선거는 사실 '그들만의 리그'였다. 상당한 권한을 가진 위치지만, 중앙정치에 영향력이 크지 않아 국민적 관심이 미치는 영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 구성을 전국 최고위원에서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개편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제는 시도당·부문 위원장이 당 최고위원을 겸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3일부터 팽팽한 양자 구도를 이루고 있는 서울시당·경기도당, 여성위원장 후보들의 연쇄인터뷰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에 출마한 김영주 의원은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 남소연
서울은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9개 선거구 중 35곳을 석권했지만, 정당 비례투표에서는 새누리당(30.8%)과 국민의당(28.85)에 이어 3위(25.9%)에 머문 지역이다.

경기도와 함께 최대 표밭이고, 서울시당위원장 당선자가 최고위원 입성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2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에 출마한 김영주 의원(3선, 서울 영등포갑)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이인제가 대세였다"며 "문재인이 유력한 후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대안 후보들이 경선에서 검증을 거치면 대세론은 사라질 수 있다. 대세론으로 경선이 싱겁게 진행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누가 뭐래도 더민주의 근본은 호남이다. 집토끼부터 챙겨야 한다"며 "호남만 특별히 챙기자는 게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호남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은 오는 20일 서울대의원 대회에서 선출된다. 서울시당위원장 당선자는 9일 선출되는 제주도당위원장과의 협의를 통해 권역별 최고위원 5명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 보통 시도당위원장은 재선 의원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 의원은 3선이다.
"지금 서울시당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이 초선 때 시당을 맡았고, 이전에 위원장직을 수행했던 김성순·최규식 전 의원도 재선이었다. 이처럼 서울시당위원장은 선수가 낮더라도 관록 있는 분들이 해왔다. 그리고 서울시당위원장은 어떤 특정 그룹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제 2의 중앙당 역할을 해야 한다."

"2002년 경선은 대통령 노무현 만들었는데 2007년엔 심판론 나와"

 김영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이인제가 대세였다"며 "문재인이 유력한 후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안희정·김부겸·박원순 같은 대안 후보들이 경선에서 검증을 거치면 문재인 대세론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남소연
- 출마선언문에서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의원은...
- 1955년 서울 출생
- 1974년 서울신탁은행 실업농구팀 입단
- 1995~1999년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 2000년 서강대 경제학 석사
- 2008년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 2013년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그 동안 너무 계파, 계보에 치중해왔다. 우리 당은 2002년 국민참여경선으로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선거를 이끌어냈다.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만든 경선이었다.
그런데 2007년 대선은 계파에서 나오는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너무 초반부터 팀이 꾸려졌다. 노무현 대통령 심판론까지 나왔고, 본선에서 힘이 빠졌다. 본선에서 선전하려면 캠프끼리 골이 깊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 어떤 방식으로든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 어려울 거라는 평가가 많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선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통령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말도 있듯이 대통령 후보도 우리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더민주 대통령 후보도 국민들이 뽑는 거고,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는 게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지금 문 전 대표가 강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대선을 통해) 검증을 거친 후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유력한 후보임에는 분명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좋은 대안, 예를 들어 안희정·김부겸·박원순 등이 검증 과정을 거치면 대세론은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노무현도 처음 나왔을 때 이인제가 대세였다. 어쨌든 대세론으로 인해 경선이 싱겁게 진행되는 것은 절대로 경계해야 한다. 대선에 가서 어려울 수 있다. 국민들이 원하는 검증, 기울어지지 않은 링, 거기에 국민들이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 2002년 노무현을 뽑을 때처럼 전국에서 뽑아오는 열기가 필요하다."

- 지도부에 들어가게 되면 내년 대선에서 야권을 어떻게 통합·재편할지 고민할 건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국민들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경선 방식은 후보들끼리 (생각을) 맞추다가, 결국 한 쪽이 대선 당일 해외로 가버리지 않았나? 후보단일화나 야권연대도 국민참여경선이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아야 한다. 정권교체를 하려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장막을 걷어내고 잘 의논해 공정하게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

-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의 경우 국민의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일시적인 거품이다. 국민의당은 '호남당'이지 전국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호남민심은) 우리 당이 미워서 국민의당을 선택한 거지, 국민의당에게 야권을 대표하라고 표를 준 것은 아니다. 다른 당을 혹평하려는 게 아니라 정치에는 일시적인 신기루 현상이 있다."

-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호남 몫을 확실히 챙길 대선후보를 밀려는 것 같더라.
"호남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먹고사는 문제에 호남은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IMF 암초를 만났고, 노무현 대통령은 개혁 욕심이 강하다보니 호남민심을 헤아리지 못해 지역 민심이 이반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거치며 호남의 박탈감이 절정에 달했다. 그래서 호남을 아우르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는데, 언론에선 문 전 대표를 노무현 대통령을 잇는 후보로만 취급하고 있다. 어쨌든 현재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호남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호남 민심이) 아직 더민주를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그런 의미에서 호남 등 취약 지역의 책임의원제를 제시한 건가.
"제가 경험해봤는데, 원외에선 현안 문제를 챙기기 어렵다. 호남 지역에 우리 국회의원이 거의 없어서 호남의 현안 사업이나 예산을 챙길 수가 없다. 그래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김현미 예결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의 국회의원들도 호남권과 서울 강남 등 우리가 고전한 지역을 책임지게 해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를 만들려고 한다."

"누가 뭐래도 더민주의 근본은 호남, 집토끼부터 챙겨야"

 김영주 의원은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누가 뭐래도 더민주의 근본은 호남이다. 집토끼부터 챙겨야 한다"며 "호남만 특별히 챙기자는 게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호남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 너무 호남만 거론하면 타 지역 사람들이 서운해하지 않을까.
"정당정치는 확고한 기반이 있어야 한다. 더민주는 시민사회와 개혁적 마인드의 국민, 호남이 만들어줬다고 본다. 누가 뭐래도 더민주의 근본은 호남이다. 집토끼부터 챙겨야 한다. 우리의 지지기반에서 저력과 에너지가 나온다. 호남만 특별히 챙기자는 게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호남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에 근무할 때보니 부산에는 지점이 12개였는데, 광주에는 딱 2군데 있더라. 지역의 부산상고와 경남상고, 부산대 나온 사람들을 12개 지점에서 수용할 수 있지만 광주상고와 목포상고, 전남대 나온 사람들은 일자리 찾으러 다 서울로 가야했다. 호남 인구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호남은 균형을 맞춰주길 바라고 야당을 지지했는데 우리가 그 역할을 못한 것 아닌가?" 

- 작년에 당이 계파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새 지도부에서 그런 문제가 해소될까?
"특정 계파가 계속 유지되면 안 된다. 그게 우리 당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번에 권역별, 부문별 위원장이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예전의 경우 최고위원 선거 때 계파로 짝짓기하고 그랬는데, 이번엔 룰이 바뀌었으니 그런 모습은 없을 거 같다."

- 서울시당은 그런 구도가 아니긴 한데, 경기도당위원장·여성위원장 선거를 두고 말이 나오고 있다.
"언론이 그렇게 만든 부분이 있다. 장담하는데, 여성위원장 선거는 확실히 계파 구도가 아니다. 유은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맡아서 친문 쪽에서 많이 민다. 손혜원 의원도 유 의원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양향자 지역위원장(광주 서을)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 특히 호남에서 밀어주는 분들이 많다. 양 위원장이 친문이고, 유 의원이 그 반대라고 나오는데, 사실 밖에서 보는 구도는 그렇지 않다. 양쪽 모두 많이 뒤섞여 있다."

"골 넣고 싶어도 패스 받을 사람이 확률 높다면 패스하는 게 정치"

- 박홍근 의원(재선, 서울 중랑을)과 경쟁하고 있다. 자신이 상대보다 좀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박 의원과 '서로의 장점만 보자'고 이야기했다(웃음). 박 의원은 젊고, 패기 있고, 참신하다. 호남 세력을 모을 힘도 갖고 있다. 나는 초선 비례대표일 때 당 사무부총장을 두 번 맡았다. 한 번은 재정, 한 번은 조직을 담당했다. 재정 담당이었을 때 마이너스 재정을 플러스 재정으로 만들었고, 선관위가 감사를 2년 간 면제해줬다. 조직을 담당했을 땐 전국 시도당의 흐름을 파악했다. 그리고 이후 전국여성위원장을 맡으며 여성정치의 세력화를 위해 노력했다.

중요한 건 정치는 혼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농구의 장점은 팀플레이다. 농구는 나 혼자 튀면 시합을 망친다. 내가 골을 넣고 싶어도 내 패스를 받을 사람이 골 넣을 확률이 높다면 패스해야 한다. 리더십과 팀플레이, 희생정신 등이 서울시당의 역할이다."

- 사드의 경우, 김종인 지도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차기 지도부는 지금보다 좀 더 선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데.
"사드 배치는 안 된다고 본다. 한반도 평화와 관계가 없다. 행여 사드 안 한다고 미국이 한국을 버리겠나? 반대로 중국도 북한을 못 버린다. 때문에 한반도 평화는 6자회담을 통해 대화로 풀어야 한다. 김종인 대표는 보수에 가까운 중도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 아닌가?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우리 당의 중도 세력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김종인 지도부가 역할을 잘 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지도부의 역할은 선거 결과로 대변된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는 부족했지만, 어쨌든 지도부가 전략전술을 잘 짜서 국회 제1당까지 된 것 아닌가? 김 대표가 들어오기 전에 우리 당은 붕괴 상태였다. 그런 공은 높이 평가한다."

- 어쨌든 새 지도부는 조금 더 선명해야 한다는 건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과도기다. 앞으로는 공약, 행동을 통해 우리 지지층에게 '이 사람들에게 정권을 맡기면 생활이 더 나아지겠구나'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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