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트럼프보다 클린턴"

이슬기 기자 입력 2016. 8. 3. 10:55 수정 2016. 8. 3. 11: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미국 대선을 석달여 앞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 팽팽한 세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데일리안

미국 대선을 석달여 앞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 팽팽한 세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81%·유선 19% 방식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호감가는 미국 대선 후보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8.8%는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한 응답은 8.9%에 불과했으며, 12.3%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연령별 조사 결과 힐러리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층은 50대로, 82.8%가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30대(81.2%)가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에서도 힐러리는 75.2%를 얻었으나, 60대의 20.0%는 응답을 유보해 타 연령에 비해 미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응답자의 연령에 따라 전체 평균 대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20대와 30대에서 트럼프 지지자는 각각 10.8%와 14.1%로 트럼프의 평균 지지율보다 높았다. 반면 40대·50대·60대에선 각각 8.4%, 7.7%, 4.8%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해 평균치보다 낮았다.

지역별 조사의 경우, 경기·인천과 여권 심장부인 TK(대구·경북) 주민의 84.9%가 호감가는 미국 대선 후보로 힐러리를 지목했다. 또한 야권의 텃밭인 전남·광주·전북에선 76.3%, 서울에선 79.7%가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다만 강원·제주의 경우 힐러리의 지지도(58.2%)가 가장 낮았으며 31.3%는 응답을 유보했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층은 타정당 지지자보다 힐러리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조사 결과 새누리당 지지자의 86.1%가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더민주 80.5%, 국민의당 76.8%, 정의당 76.7%, 무당층의 69.2%가 힐러리를 지지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정치 노선에 앞서 국익에 방점을 찍는 국민적 특성 △2030 세대의 내재된 불만과 강한 지도자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즉 트럼프의 극단적 미국 중심주의, 국수주의적 성향이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한국의 국익과 반(反)하는 후보'라는 인식을 갖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30 연령층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가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이민자 급증 등 사회불안 요소에 대해 트럼프와 같은 '강경 리더십'을 요구하는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 또는 진보·보수를 떠나서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반한 감정을 드러낸 것을 보며 우리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안될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힐러리에 대한 호감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과 관련, 김 소장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내용만 놓고 보면 보수층이 상당히 매력을 느낄만한 기조"라며 "민족주의가 작동하는 보수층에게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것은 한국에 도움이 되는가 여부다. 트럼프가 반한 감정을 그런식으로 드러내지만 않았어도 조사 결과가 뒤바뀔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2030 연령층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가 평균치를 넘어선 것에 대해선 "젊은층으로서는 취업 등 생존이 힘겨운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나 탈북자들로 인한 사회 불안, 사회적 비용 증가, 일자리 문제에 대해 좀더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분노가 내재돼 있다"며 "언젠가는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 문제들을 트럼프처럼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강한 리더를 원하는 심리가 반영됐다. 일종의 국수주의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집권을 전제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비롯해 동맹국과의 방위비 분담금을 전격 증액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미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나쁜 무역협정'으로 규정하고, 보호무역을 전면에 내걸며 한미 FTA를 포함한 모든 무역협정을 개별적으로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외에도 다른 나라의 일에 적극 개입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외교 노선을 버리고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로 방향을 틀겠다며 "오로지 미국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 세계주의가 아니라 아메리카니즘이 신조가 될 것"이라고 발언키도 했다. 트럼프가 강력한 이민규제 방침과 함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민국 철수론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7월 31일부터 8월 1일 이틀 간 전국 성인 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0%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16년 1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