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말만 하고 뒤로 숨는 여야 대권주자들
장외에서 원하는 시점에만 정견 표명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장외로 근거지를 옮긴 여야 대권주자급 인사들이 예민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은 채 대응이 용이한 사안에만 입장을 표명하는 등 이른바 '아웃복싱'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웃복싱은 원거리 전법을 가리키는 복싱용어로 상대로부터 떨어진 채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유력 대권주자들의 최근 행보가 이 아웃복싱을 닮았다는 이야기다.
여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5월 방한 때 전국 각지를 돌며 사실상의 대권 행보를 한 뒤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반 총장은 방한 이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본분으로 돌아가 국제적인 사안에 관해서만 언급하며 국내 현안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에 휘말리지 않음으로써 검증의 장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총선 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당권을 넘긴 뒤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약 1개월간 네팔을 방문하면서 영남권 신공항 문제 등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으로부터 벗어나 있을 수 있었다.
여기에다 국민의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역시 반 총장이나 문 전 대표처럼 아웃복싱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김수민·박선숙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남으로써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당내 논란으로부터 거리를 뒀다. 당내 일각에서 "당신만 살겠다는 거냐"는 비판에 제기된 것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전남 강진에서 칩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역시 "정치권 새판짜기"를 외치며 정계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그 다음부터는 다시 조용하다. 중앙 정치무대로의 복귀 시기만을 재고 있다.
이처럼 유력 대권주자들이 중앙정치무대에서 벗어난 채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발언만 하고 다시 입을 닫아버리는 기이한 형태의 경쟁 구도가 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린 채 몸 사리기에만 열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지도자는 이해관계와 향후전망이 엇갈리는 예민한 현안에 관해 직접 정견을 밝힘으로써 한국사회와 유권자들에게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그러나 최근 유력 주자들은 정견을 밝힐 경우 각 진영으로부터 쏟아질 비판을 의식해 지나치게 수세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 주자들마다 직접 나서기보다는 국회 안에 있는 당내 각 계파 소속 의원들을 활용해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면서 당 운영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도 역시 변형된 아웃복싱의 일환이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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