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러대사 "지나친 대북압박은 미봉책..대화의 문 열어둬야"(종합)
"군사긴장 악화 행동 자제해야…한반도 MD배치는 긴장완화에 도움안돼"
김종인 "러시아-한국 간 철도·가스파이프 설치로 남북대화 물꼬 가능"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서혜림 기자 =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17일 "한반도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정세의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에 대한 지나친 압박은 미봉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이날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문은 열려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군사긴장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한반도에 미사일방어(MD) 배치가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티모닌 대사는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지지했고 이것을 실시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많이 악화됐다. 러시아 지도부는 북한 핵 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항상 모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해왔다"며 "러시아는 남북통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 회담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적당한 방법이라고 본다"며 "남한과 같이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6자회담 개최와 분리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한-러시아 간 철도나 가스파이프를 설치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티모닌 대사는 "한반도 경제프로젝트 실행이 북한과 한반도 평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러시아 지도부는 지난 5년 동안 3자(남·북·러) 경제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중점적으로 많은 지지를 하고 구체적인 활동도 해왔다"고 답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면담에서 티모닌 대사는 "북한 핵문제는 이란 핵문제와 비교할 수 있다"면서 "이란 핵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됐으나 북한의 경우는 다양한 해결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송옥주 대변인이 사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향이 있다"며 "3국(남·북·러) 간의 경제 협력사업은 현재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상태로 관계가 정상화되면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 안정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라며 "6자회담 당사국이라는 측면에서 남북 화해협력과 북핵문제 해결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보 행보에 주력하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 7일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에 이어 이날 티모닌 대사를 면담한 데 이어 조만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도 만날 예정이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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