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신공항.. 문재인, 오늘 가덕도 방문

양승식 기자 2016. 6. 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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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내정說 돌며 들끓는 부산 서병수 시장 "보이지 않는 손 있다" 與부산시당, 서울서 당정협의 시위 더민주, 부산역에 천막 대책본부 - 靑·국토부·TK 의원들 "말도 안돼" '대통령 선물보따리' 발언 조원진 "신공항 지칭한 것 아니다" 해명 靑·국토부도 "내정說은 음모론"

서병수 부산시장이 8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치적·정무적으로 (공항 입지가)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서 시장은 이날 본지 통화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정권의 실세가 대구 쪽에 많이 있고 국토교통부 정책라인에 대구 출신 인사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부산 시민들이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와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TK(대구·경북) 지역에 유리한 경남 밀양 지역으로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였다. 신공항 유치를 두고 증폭된 부산·TK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음모론'이 제기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서 시장은 가덕도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는 "이미 공약을 했다"며 "신공항 입지 결정이 합리적으로 되지 않는다면 국토교통부 관계자들 모두가 사표를 내야 한다"고 했다. 서 시장은 "강호인 국토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했고 장관으로부터 '현재까지 어떤 쪽으로도 정해진 건 없다'는 답은 들었다"고 했다.

부산 정치권은 신공항 유치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이날 서울에서 부산시와 당정협의를 갖고 신공항 문제를 논의했다. 김세연 부산시당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신공항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부산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완전한 지지 철회가 있을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9일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부산시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지역 당원들과 현장을 방문해 부산시 신공항 추진단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인사말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더민주 부산시당은 부산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신공항 대책본부'를 발족한 상태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때 가덕도 공항 유치를 공약했었다.

부산 정치권이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은 "신공항 입지 선정에 정치 논리가 개입됐다"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한 부산 지역 의원은 "이미 총선 전부터 청와대와 중앙당을 중심으로 '밀양으로 결정이 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대구 출신 조원진 의원의 이른바 '선물 보따리' 발언이다. 지난 3월 총선을 앞두고 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여러 가지 준비하고 계신다고 믿는다"며 "그동안의 숙원이었던 군사공항 K2 이전을 조속히 실시하고, 남부권 신공항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도화선이 돼 부산 지역에서는 "결국 TK 출신인 박 대통령이 공항을 밀양으로 몰아주려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온갖 소문도 꼬리를 물었다.

부산 정치권에선 "베일에 싸인 용역 과정도 '밀양 내정설'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지 선정 용역을 맡은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용역팀이 지난달 25~26일 각각 가덕도와 밀양을 지지하는 관계자·전문가 그룹을 만났는데, 면담 과정에서 밀양에 유리한 인상을 주는 질문을 부산시 관계자들에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공항 사업을 주관하는 국토해양부와 대구 의원들, 청와대는 일제히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원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작년 1월 5개 지자체장(부산·대구·울산·경남북)이 유치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으니, 그것에 따르고 정치권이 나서지 않는 게 맞다"며 "우리도 용역 결과를 일절 모른다. '선물 보따리' 발언은 신공항을 특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와 국토부 역시 "용역에 특정 세력이 개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음모론을 부인했다.

문제는 격앙된 부산 지역 민심이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신공항 관련 촛불 문화제에서는 "가덕도가 아니어도 된다는 새누리당 의원은 부산을 떠나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 부산 지역 여당 의원은 "공천 파동으로 부산에서 5석을 잃은 마당에 신공항마저 가덕도에 유치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선 필패(必敗)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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