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정진석측 "친박 자폭테러로 黨 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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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당내 민주주의가 죽었다” 새누리당 김용태 혁신위원장이 17일 당 전국위원회 무산 직후 “당내 민주주의가 죽었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시작부터 꼬였던 상임전국위는 결국 개회조차 하지 못한 채 해산했다. 친박계의 조직적인 보이콧(거부)으로 과반 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한 것. 결국 정 원내대표는 오후 1시 20분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회의장에서 참석자들을 1시간 넘게 기다리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후 정 원내대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국회를 빠져나갔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전국위 회의 개최 요건인 52명 중 과반 정족수(27명)의 회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이날 오전 1시까지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오전까지만 해도 29명이 회의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회의를 앞두고 13명이 갑자기 “사정이 생겼다”며 오지 않거나 아예 연락이 끊겼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전화를 돌려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상임전국위 직후 열기로 했던 전국위원회도 865명 중 363명만 참석해 과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개최가 무산됐다. 정두언 의원은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라며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한다”고 친박계의 보이콧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결국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모여 있던 전국위원들은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이 회의 무산을 발표하자 불만이 폭발했다. “이러니깐 (총선에서) 패한 거 아니냐” “정신 좀 차리라”고 고성을 질렀다. 한쪽에선 “그러니까 왜 청와대를 공격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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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17일 국회에서 개최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이혜훈 당 비상대책위원(앞줄 오른쪽)과 하태경 의원(앞줄 왼쪽) 등이 씁쓸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김 위원장 사퇴 직후 비박계 3선 의원 8명은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1시간가량 논의가 이어진 뒤 김성태 의원은 “긴급 당선인 총회를 열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무산 경위에 대해 소상하게 국민과 당원에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을 정 원내대표에게 돌리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원인은 정 원내대표의 편향 인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최근 비대위원들이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추진하려는 발언을 내놓자 청와대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박계는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김용태 혁신위가 박 대통령과 선을 긋고 가려는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가 ‘오더(주문)’를 내렸다는 것.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계가 회의 자체를 보이콧 시킨 것은 해당행위 아니냐”며 “혁신은 안중에도 없고 ‘배신자’는 당을 깨더라도 쳐내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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