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바꿔 4선 된 조경태 "나는 새누리 초선의원"

윤성효 2016. 4. 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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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당선인 인터뷰 - 조경태①] 그는 왜 더민주를 탈당했나

[오마이뉴스 글:윤성효, 편집:김지현]

"새누리당 초선이다."

비록 당적을 바꿨지만 4선이 된 조경태(48) 의원(사하을)은 몸을 낮췄다. 그는 '4선'이거나 '중진'이라는 말보다 스스로 '새누리 초선'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입당 사태가 이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정치인이 조경태 의원이었다. 다른 정치인보다 그의 더민주 탈당과 새누리 입당에 관심이 높았다.

조 의원은 스스로를 '친노(노무현) 원조'라 했다. 그는 사무소 탁자 유리판 안에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넣어 둘 정도였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친노 인사들에게 '조경태한테 선거 배우라'고 했을 정도였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 윤성효
조 의원은 이번이 여섯 번째 출마였다. '3당 합당' 이후였던 1996년(15대)과 2000년(16대) 총선에 민주당으로 나서 10%대 득표에 그쳤던 그는, 세 번째 도전했던 2004년(17대, 열린우리당) 총선부터 당선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그는 59.7%의 득표율로 당선했다. 자신이 기록한 득표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열린우리당(2004년, 39.1%), 통합민주당(2008년, 44.9%), 민주통합당(2012년, 58.2%)으로 당선했을 때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당적을 바꾼 뒤 그의 지지층이 더 늘어난 셈이다.

조경태 의원은 '지역 밀착형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구 관리가 철저하다. 그의 사무소 벽면에 보면 시민들이 보낸 격려 쪽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이번에 그는 재래시장 떡방앗간 사장 얼굴과 같은 크기로 찍은 사진을 선거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일 잘하는 우리 경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당이 바뀌어도 주민들은 가장 높은 득표로 지지를 해준 것이다.

그는 더민주 탈당의 가장 큰 원인을 '친노(노무현) 패권'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산 더민주 주류 친노 세력이 사하을을 새누리당에 내주더라도 문재인 대표 체제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온 조경태의 당선 만큼은 안 된다고 했다"라면서 "그 말에 지지자들이 분노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조 의원이 입당하면서 '새누리 부산 싹쓸이'가 예상되면서 새누리에 역풍이 불었다고 짚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역풍'이란 표현은 호사가들이 한번쯤 하는 말이지 실제 선거에서는 미미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공천 파동에다가 지역 개별 후보들의 경쟁력이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가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호남에서 새누리 2명이 당선하고, 영남에서 야당이 여러 명 당선한 결과를 두고, 그는 "그만큼 선거 지형이 많이 바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조경태 의원은 총선이 끝난 뒤 언론사 인터뷰 요청을 사양해왔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조경태 의원과 23일 오후 사무소에서 나눈 대화다.

"대체적으로 새누리당 입당은 잘했다는 평가"

- 더민주 탈당 이유를 다시 밝힌다면?
"정당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야 하고, 정파나 계파를 초월하는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 야당에서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실망을 많이 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책임 정당의 구성원으로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책임 정치라든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지역 주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소통하고 의논해왔다. 대체적으로 새누리당 입당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당시 더민주를 탈당했던 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국민의당으로 갔는데.
"당시 국민의당 쪽에서도 연락이 왔다. 그런데 거기는 선장이 너무 많더라. 정서적으로 국민의당은 영남보다 호남에 공을 많이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으로 가느냐, 더민주에 남아 있느냐 등을 두고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지역에서는 대체적으로 새누리당으로 출마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 그간 더민주 내 친노(노무현) 패권주의를 지적해왔다.
"지난 1월 <부산일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친노 세력들 때문에, 지역에서 저를 많이 지지해주던 분들이 실망하고 분노했던 적이 있었다. <부산일보>엔 '사하을을 새누리당에 내주더라도 문재인 대표 체제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온 조경태 의원의 당선 만큼은 안 된다는 부산 더민주 주류 세력인 친노무현계 일각의 뜻과 맥락이 닿아 있어 향후 더민주 공천과정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친노 세력들이 자기 패거리가 아니면 한 석을 잃는 한이 있어도 의원을 못하게 하겠다고 한 것을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의 사무소 벽면에 시민들이 보낸 격려의 쪽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 윤성효
- 문재인 전 대표를 많이 공격했던 적이 있는데.
"패권화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나를 '같은 당이지만 떨어뜨려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부산에서 야당 한 석이 얼마나 중요한데, 자기들 패권을 지키려고 같은 당에 있는 사람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런 험악한 표현은 하는 게 아니었다. 지난해부터 나한테 노골적으로 새누리당에 가라고 떠밀었다. 결국 윤리위 징계까지 갔던 것이고."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 구도'를 깨야 한다고 했는데, 조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은 노 전 대통령의 바람에 역행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창했던 지역 구도 타파나 동서 구도 극복은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 부산과 경남 그리고 대구까지 영남 지역에서 더민주 후보가 여러 명 당선했다. 호남에서는 이정현·정운천 당선인도 나왔다. 지역주의 극복은 박근혜 정부에 와서 초석이 다져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는 지역구도를 등에 업는 정당은 희석될 것이다. 그 조짐이 이번 총선을 통해 드러났다고 본다."

- 혹시 더민주 탈당을 후회한 적은 없는지?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선택한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최선을 다해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 박민식 의원은 '조경태 의원 영입은 환영하지만 후폭풍이 걱정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 입장에서는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새누리가 역풍을 맞았다는 주장도 있는데.
"시민들한테 그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이 나올지, 흥미로울 것이다. 부산에서 대체적으로 일반 시민들은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나 파동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개별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를 했다. '역풍'이란 표현은 호사가들이 한번쯤 하는 말이지 실제 선거에서는 미미했다고 본다.

대체적으로 지역 개별 후보들의 경쟁력이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가 더 맞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번에 호남에서도 새누리당이 당선했다. 전남과 전북에서 각 한 석씩 됐다. 다음에는 광주에서도 새누리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것처럼 이번엔 광주에서 더민주가 참패했다. 그만큼 선거 지형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 일부에서는 '조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성장은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어떻게 이런 시선을 불식할 것인지?
"나는 새누리당 초선의원이다.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활동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해서 새누리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다."

- 이제 4선인데, 새누리당에서는 희소성을 잃는다고 보지 않는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시대 정신을 잘 읽어서,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항상 겸허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충실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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