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무색 실무형 2기 비대위 출범.. 김종인 '대표 추대론' 부상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5일 새누리당 출신인 진영 의원과 이종걸 원내대표 등 6명의 신임 비대위원을 임명했다. ‘김종인 2기 비대위’는 계파색이 옅고 지역안배에 치중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전당대회가 아닌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계파색 뺀 실무형 비대위=김 대표는 5선 고지에 오른 이 원내대표와 진영 양승조 의원(4선), 정성호 김현미 의원(3선), 전남 유일 당선자인 이개호 의원 등을 신임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개혁 성향의 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비대위원은 중도·온건 성향이다.
전통적인 ‘친노’(친노무현)계도 없다. 평소 김 대표의 ‘친노·운동권 탈피’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 문재인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 의원을 범친노계로 가를 순 있지만 친노가 아닌 여성 몫이라는 게 비대위 설명이다. 다만 김 의원이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간 메신저 역할도 겸할 것이란 관측은 있다.
‘친노 대 비노(비노무현)’ 갈등 속에 1기 비대위에선 ‘참관’만 했던 이 원내대표는 ‘배려’를 받았다. 김 대표가 영입한 진 의원은 당 확장성의 상징이자 비대위 내 김 대표 영향력 확대를 위한 인선이다. 정성호 양승조 이개호 의원은 각각 수도권과 충청, 호남 안배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중진 비대위원의 경우 다음 달 초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인사 중 추렸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김 대표는 본격적인 당 정체성 수정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과거 개념에 사로잡혀 정체성이니 뭐니 이런 고민에서 탈피해 어떻게 하면 개방적으로 국민 정체성에 다가갈 수 있을지에 모두 협력해 달라”며 “정권 교체를 이뤄야만 당에 꽃이 활짝 필 수 있다는 것을 모두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중앙위 추대론 솔솔=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2기 비대위가 출범했음에도 중앙위가 김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정권 교체를 위해 계속 당을 이끌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해야 한다면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문 전 대표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에도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한 친노계를 문 전 대표가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망해가던 당을 제1당으로 만든 김 대표에게 ‘그만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선거 승리 사실 하나만으로도 명분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당직자는 “선거가 끝난 시점에 김 대표의 카드도 다 소진됐다. 중앙위 추대론은 김 대표의 희망일 뿐”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런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면서도 “민주적인 절차는 아니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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