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패배 自省없이 친박·비박 '네탓' 공방

김명환,김연주 2016. 4. 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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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유철 비대위 체제 전환했지만..

◆ 4·13 총선 이후 / 각당 세력 재편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꽉 다물고 있다. [이승환 기자]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이 15일 원유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할 지도부 중 한 명인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20대 원내에 입성한 비박계 당선자 일부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나서 새누리당이 선거 패배 후에도 반성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전날 심야 최고위원회 회의 결과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원 원내대표는 장고 끝에 이날 위원장직을 수락하기로 했다. 원 원내대표는 "엄중한 상황에서 부족한 저를 비대위원장에 합의 추대해주셨다"며 "저부터 '파부침주'의 심정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대 국회에서는 타협과 협상을 통한 협치의 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이 친박·비박 간 대립에서 파생된 공천 파동에 있음을 인정하며 계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비대위원 인선에 신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지도부는 친박·비박이 아닌 오직 친민생인 새누리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하겠다는 원 원내대표는 인선을 다음주께 내놓을 예정이다. 인선은 당 쇄신을 위한 외부인사 영입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원 원내대표는 "가급적이면 이른 시일 내 하려 한다"며 "원 구성과 관련해 야당과 협상해야 하므로 5월 초에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여소야대 정국으로 입장이 바뀐 상황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이라는 당론과 관련해 "그동안 당이 취해왔던 입장은 변경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19대 국회 임기 동안에라도 3당이 모여서 지난번 내가 제안했던 '민생 입법을 위한 6자회담'에 나서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제의했다.

이런 가운데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맡고 있는 당 전국위원회 의장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비대위 체제로 가려면 전국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데 전국위원장이 '공천 파동'의 주인공인 이 의원이라 일각에선 또 다른 잡음이 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의원도 이를 감안하고 추가적인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전국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국위 의장·부의장이 모두 공석일 때 개최되는 전국위에서는 참석 국회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최다선 의원이 2인 이상이면 그중 연장자가 의장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당내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이 의장 직무를 대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서 의원 역시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 지도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확정적이지 않다.

비대위 체제를 천명한 새누리당의 자성 목소리가 공허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배의 책임을 놓고 계파 간 대립 구도가 벌써 이뤄지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비박계 이혜훈 당선자는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공천 파동'의 주력인 주류들"이라고 잘라 말한 뒤 '주류가 친박계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공천을 주도한 이한구 의원을 향해 "무대 위 배우는 감독 지시대로 하는 것 아니냐"며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김무성 당대표의 '옥새 투쟁'이 공천 전체를 막장으로 몰고가면서 부산을 포함한 영남에서 야당의 침투를 허용했다고 반박하는 형세다. 한 친박계 의원은 "공천에 사사건건 개입한 것도 모자라 옥새 투쟁이라는 코미디까지 연출했는데 국민이 회초리를 들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명환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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