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무릎꿇은 眞朴 "미워도 다시 한번"

대구/박수찬 기자 2016. 4. 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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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6] 與, 텃밭 영남권서 '읍소 작전' 최경환·대구 후보들 "朴대통령 봐서 기회 달라" 엎드려 큰절 일부 시민 "급하니까 저러지.. 뭘 반성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이 6일 텃밭인 영남에서 '반성'과 '사죄'를 앞세운 선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천 내홍으로 시작된 지지층 이탈 현상이 선거를 1주일 앞둔 시점에도 수습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대구 지역 후보자 11명은 이날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에서 당원·지지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유세를 열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은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대구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마음을 열고 계시지 않다"며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를 도와 국정을 성공시키라는 시민들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 못 했다. 대구 좀 먹고살게 해달라는 시민들의 절규 제대로 뒷받침 못 해 드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노래처럼 후보자가 마음에 덜 들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했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후보도 "새누리당이 (공천 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고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계신데, 저희가 잘못했고 교만했다"며 "새누리당이 밉더라도 버리지 마시고 채찍을 드는 마음으로 적극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 대행인 윤재옥(대구 달서을) 후보가 약 3분에 걸쳐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으로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피눈물나게 반성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읽었다. 그동안 후보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신발을 벗은 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공원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 중에는 "급하니까 저런다" "도대체 뭘 반성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 새누리당 김문수(대구 수성갑) 후보는 합동 유세에 앞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백배사죄하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매일 멍석 위에서 100번 절하는 백배(百拜)로 유세를 시작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야풍(野風)이 거센 부산에서도 선거 전략의 콘셉트를 '사죄'와 '반성'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사과하고, 주민들에게 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다가서는 방향으로 선거 유세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일부터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초심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각 지역구 선거사무소 외벽에 내걸 예정이다. 기존에는 후보 이름·얼굴이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이를 철거하고 새 현수막을 달아 일괄적으로 반성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후보들에게는 최대한 '낮은 자세'를 권장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시끄러운 유세차 선거나 대규모 조직 선거를 지양하겠다"고 했다.

일부 후보는 '집토끼'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개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더민주 전재수 후보와 경합 중인 박민식 후보는 5일부터 기존의 '북구를 끝까지 책임질 사람'이라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반성합니다, 혼내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부산 사상에서 무소속 장제원 후보에게 고전 중인 손수조 후보는 현수막을 통한 '박근혜 마케팅'으로 읍소한다는 전략이다. 손 후보 측은 "기존 현수막은 공약 위주로 만들었다면, 이제는 손 후보가 '박근혜 키즈'로서 지역에서 해온 일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반성과 함께 기존에 이런 일을 해온 것도 있으니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세월호 사고로 정치적 열세에 몰리자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도와주세요'라는 읍소형 선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날 밤 김 대표와 최 위원장을 비롯해 원유철 원내대표, 김을동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오세훈·안대희 후보 등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당 홍보기획본부가 만든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를 부르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이 동영상은 7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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