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손학규에 손내밀다 "제3당 참 어려워..판 바꾸자는 말 격려됐다"

김영석 기자 2016. 2. 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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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사위 빈소를 조문하고 손 전 고문의 합류를 요청했다.

국민의당은 당내 알력과 지지도 하락 등으로 고전중인 상황에서 손 전 고문이 합류할 경우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의 구글 캠퍼스 서울을 방문한 뒤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손 전 고문의 사위 빈소를 찾았다.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과 박인복 비서실장, 김경록 대변인이 동행했다. 이들은 조문 후 손 전 고문과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와 있던 이상돈 선대위원장도 동석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은 안 대표에게 "바쁜데 와줘서 감사하다"며 "힘들지 않나. 고생이 많을 텐데 얼굴이 좋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안 대표는 "속이 까맣게 타는데 (얼굴이 좋다고) 사람들이 오해를 하니 억울한 점도 있다"며 "제3당을 한다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정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을 비판하면 양비론이라고 하고, 여당을 공격하면 왜 더민주에서 나왔냐고 하고, 야당을 공격하면 새누리당 2중대라고 한다"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면 왜 안 알려진 사람을 영입했냐고 하고, 알려진 사람을 영입하면 왜 옛날 사람을 받느냐고 한다. 모든 것에 비판 논리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또 손 전 고문이 최근 "'진보적 실용주의 정신'으로 정치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 "그런 말씀이 격려가 됐다"고도 말했다.

김영환 위원장은 "지금은 안 대표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수도권과 20~30대 지지를 끌어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단계 추진 로켓이 필요하다. 정말 도와줬으면 좋겠다. 제가 강진에 가면 고구마 하나 삶아주실 수 있나"라고 공개 구애에 거듭 나섰다.

안 대표 일행은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눈 뒤 자리에서 일어섰고, 손 전 고문은 빈소 정문까지 안 대표를 배웅했다.

이때 안 대표는 "꼭 도와달라"고 말했고, 손 전 고문은 별다른 답 없이 웃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말없이 웃으며 (안 대표 일행을) 격려해줬다. 호감을 갖고 있는 분위기였다"며 "희망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조화를 보냈고, 박영선·이용섭 비대위원이 조문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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