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발 '공천 못 받은 당대표'는 누구?

고수정 기자 2016. 2. 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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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고수정 기자]
김무성(왼쪽)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관련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공천 탈락한 당대표'가 누군지 주목된다.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3차회의에 앞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로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 김 대표와 이 위원장.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대표는 공천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 당대표도 공천 안 준 적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갈등이 폭발했다. 이 위원장이 ‘우선추천지 선정’을 발표하자 김 대표는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 안 한다”고 불쾌해했다. 급기야 ‘공관위 해체’까지 언급했다. 김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흔드는 이 위원장에게 ‘경고장’을 날리자 이 위원장도 같은 날 과거 당대표 공천 탈락을 언급하며 맞불을 놨다.

이 위원장의 언급처럼 총선을 앞두고 상징적인 인물이 일명 ‘물갈이’된 경우가 많다. 그 대상이 당대표일 경우 더욱 주목됐다.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당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실상 공천에서 탈락한 흑역사를 쓴 당 대표는 2명이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는 2004년 당시 당대표, 4선 중진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 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얻은 이후 당 내에서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었다. 이에 최 전 대표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당시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이 당대표를 포함한 당내 중진들의 불출마를 요구했고, 결국 최 전 대표는 공천에서 탈락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일로 인해 ‘개혁 공천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299석 중 121석을 얻어 나름 선전했다.

‘학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바람이 불었던 2008년에도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실상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친이계가 공천을 주도하면서 친박계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김무성 대표 등 무려 48%의 현역 의원을 줄줄이 공천 탈락시켰다.

이 때문에 공천심사위원회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친박계 인사들에게 “꼭 살아 돌아오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강 전 대표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그의 지역구였던 대구 서구에서 ‘친박연대’ 홍사덕 후보가 당선됐다.

이처럼 과거 당 대표가 공천을 받지 못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 위원장이 김 대표에 ‘충격 요법’을 준 것은 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에 대한 견제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당 대표 공천 탈락’ 언급 다음 날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김 대표를 집중공격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8일 ‘데일리안’과 전화 통화에서 “의정활동 저성과자 컷오프 등을 언급한 이 위원장이 만약의 경우 개혁 공천 차원, 총선 승리를 위해 김 대표에게 불출마를 종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 위원장의 발언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된 만큼 김 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견제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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