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유족, 문재인 만나 나눈 이야기 화제

2016. 2. 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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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3년 전 사태수습 고군분투에 미안함 드디어 풀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만난 박성찬씨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문재인 전 대표에게 13년 전 대구지하철 참사로 부모를 잃은 한 유족이 찾아간 사연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인 박성찬(58)씨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3년 전 대구지하철 참사로 하루하루 힘들게 보내고 있었는데, (당시) 문재인 변호사가 유가족들과 만나 사태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를 해주셨다”며 “지난 13일 오후 (경남 양산 자택으로) 무작정 찾아갔는데 40분간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평생의 미안함을 드디어 풀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엔 사고 직후라 정신이 없던 상황이고 그때 대구는 시장부터 국회의원까지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다보니, 유족이나 희생자 대책위원회쪽에서는 문 변호사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그럼에도 문 변호사가 시민회관에서 지내던 유가족들을 수시로 찾아와 이야기를 듣고 사고 수습을 위해 애써줬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박씨는 “13년 만에 이번에 문 변호사와 만나 세월호 참사,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 대구지하철 참사,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때 경찰 폭력에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왔다”고 했다. 그는 “국가의 주요 공직에 계신 분들이 참사 뒤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하소연했고, 참사가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만약 일어났다면 제대로 수습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성찬씨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박씨는 문 전 대표를 만난 다음날인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변호사님 13년 만에 인사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겨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글에서 “무작정 두 번을 찾아갔으나 뵙지 못하고, (13일에) 드디어 문 변호사를 만나게 됐다”며 “문 변과는 세월호와 위안부 문제, 대구지하철 참사, 백남기 농민 등의 사건을 이야기했고, 맛있는 커피와 말린 감을 대접받는 횡재까지 받고와서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편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또 “13년 전과 비교해 현재의 모습을 보니, 많이 야윈 문 변(호사)의 모습에서 세월의 야속함을 받게 되어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며 “쉬려고 양산으로 내려온 상황에도 손님맞이로 바쁜 문 변의 얼굴이 보기에도 안쓰럽고 미안했다”고 밝혔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승객이 객차 안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국내 지하철 사상 최악의 참사였다. 참사가 일어난 지 13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다 아물지 않았다. 대구시는 지난해 9월 국민안전처에 ‘2·18안전문화재단’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참사 뒤 국가기관이 보여준 모습은 세월호 참사나 대구지하철 참사나 크게 다를 게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박성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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