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대 총선 재외국민 선거..중국 "투표소 불허" 통보

2016. 2. 1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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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市 공관 밖 추가 설치 무산.."中 불편한 심기 작용" 관측도

[서울신문]20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중국 측과 재외국민 선거를 위한 투표소 추가 설치를 협의했으나 중국 정부가 협의 대상국 중 유일하게 이를 불허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중국 내 다섯 개 지역에 총선 투표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문제를 중국 측과 협의했으나 중국 정부가 제도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는 그동안 베이징 대사관과 상하이 총영사관을 비롯한 10개 공관에 재외국민 투표소가 설치돼 왔다.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에는 베이징과 칭다오, 광저우, 선양, 상하이 등 다섯 개 도시에 공관 밖 추가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 측이 제도를 근거로 이를 허용치 않으면서 결국 이번 총선 투표는 우리 공관 10곳 내에서만 이뤄지게 됐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통과됨에 따라 이번 총선부터는 관할 재외국민이 4만명 이상인 지역은 공관 외에 최대 2곳의 추가 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투표소까지의 이동 거리를 줄여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에 당국은 대상국들과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미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6개국 17개 공관 지역에 25개 추가 투표소를 설치키로 했다. 별도로 파병부대가 있는 4곳에도 추가 투표소를 설치한다.

그런데 재외국민이 대거 거주하는 중국에는 추가 투표소를 한 곳도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내 우리 예상 유권자 수는 29만 5479명이며 이 중 2만 1637명이 이번에 재외선거를 신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치외법권 지역인 재외공관은 상관없지만 국가 제도상 그 외 영토에서는 외국인의 투표 행위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핵 실험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최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도 추가 투표소를 허용했고 중국에서도 선거가 전혀 없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투표소를 완전 불허한 것은 지나치게 강경한 조치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제도가 정해져 있는 이상 우리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제도를 바꿔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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