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으로 대남 확성기 돌리니..완전히 묻힌 대북방송

조기호 기자 2016. 1.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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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우리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도 맞불 방송을 시작했죠,  그런데 과거와 달리, 이번에 북한은 확성기 방향을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수시로 돌려놓고 자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뉴스인뉴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소리공학 전문가에게 북한 측이 자체 방송용 확성기를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돌려놓은 이유가 뭐냐고 문의해 왔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이 지난 8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 측도 방송을 시작했는데, 확성기 방향을 수시로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돌려놓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와 함께 실험해 봤습니다.

우리와 북한의 확성기 소음도를 실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춘 뒤에 우리 방송으론 뉴스 소리를,

[대북 확성기 소리(가정) : 한·미군 지휘부는 북한이 기습 도발할 가능성이 크 다고 보고 최고 수준의….]

북측 방송으론 폭포 소리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측이 자신들의 확성기 방향을 북쪽으로 돌려놓은 경우 우리의 '대북 확성기'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북한 측 소리만 들립니다.

[김민구/피실험자 : 뭔가 웅웅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앞에 폭포 때문에 안 들리는 것처럼 그렇게 느꼈어요.]

이런 경우를 '사운드 마스킹 이펙트'라고 하는데, 우리의 '대북 확성기' 소리가 북측의 '자체 방송'에 묻히게 되는 겁니다.

[배명진/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 밖에서 막 떠들어도 실내에다 텔레비전을 켜놓으 면 밖의 소리가 다 가려져서 안 들리는 그런 효과 를 보는 거예요. 결국은 교란을 시켜버리기 때문 에 효과가 별로 없다.]

반대로 북한 확성기와 우리 확성기가 마주 보는 상황에서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소리를 북한 측에서 뚜렷이 들을 수 있습니다.

[박 준/피실험자 : 저도 조금 전엔 하나도 못 적었는데 이번에는 전보다 훨씬 또렷하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국방부는 우리가 확성기를 트는 모든 지역에서 북한도 대남 방송을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북한 확성기가 북쪽으로 향하고 있으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는 모든 지역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을 실험결과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군과 주민 들을 겨냥한 대북 심리전을 대북 확성기 방송에 의존해온 현 상황을 타개할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준호)    

조기호 기자cjk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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