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미국 시민참여센터 이사 "미국이 수상하다"

2015. 10.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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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한인회장 상대로 동북아 정세 특강을 펼치려 방한 "한인들이 모범 시민으로 인정받아야 의회 움직일 수 있어"

각국 한인회장 상대로 동북아 정세 특강을 펼치려 방한

"한인들이 모범 시민으로 인정받아야 의회 움직일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북한이 저렇게 위협적인데 미국은 왜 가만히 있을까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가 기자를 만나자마자 던진 질문이다. 그는 이어 '전략적 인내'라는 용어를 꺼내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관계의 변화가 없으니까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들이 만들어낸 용어"라면서 "분쟁 지역을 요동치지 않게만 관리해 놓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이기에 이런 말이 생겨났다"고 알려줬다.

그는 이날 오후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제16회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한인회장들을 대상으로 '워싱턴에서 본 남북,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역학 관계'를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특강에 앞서 기자와 만난 김 이사는 "오바마 팀은 '미국을 두려워하게 하여 안전을 보장한다', '미국을 존중하도록 해야 한다', '강자답게 관용을 발휘해 지구상에 미국의 적국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스마트 파워'라는 이름으로 요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쿠바와 수교하고 이제 북한만 남은 상태죠.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이 과연 어떻게 될지 관심을 두고 있어요. 북한은 '북미 간 전쟁을 종식하자', '평화협정 체결로 가자'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예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워싱턴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의 간극이 생겼을 때 미국은 북한과 관계 발전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행사에 서열이 높은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내는 것은 북미 관계를 견제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것.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임기 내 북미 간 뭔가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잘 보십시오. 남북 관계에서 미국, 중국, 일본, 북한은 있는데 지금 한국은 없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 이사가 두 번째로 질문했다. '남북 관계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쥐는 게 중요한데, 한국은 없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듯이 재차 물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품고 있는 한국에 대한 속내가 수상하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에서 갈수록 한국의 정치적 입장이 약화하는 이유를 김 이사는 "시진핑 방미 후 오바마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중국과 일본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급상승하면서 일본의 중요성이 부각했고, 분쟁 당사국인 남북한은 약화했다는 분석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 억지 정책을 펼치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런 역학적 구도는 우리 입장대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래서 그는 의회 공략과 재미동포의 풀뿌리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정해진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전략적 목소리를 내려면 의회를 통하는 게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미국은 선거 체제에 들어갔고, 미디어는 선거 이슈만 다루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의회가 중요합니다. 재미동포들의 정치적인 목소리가 커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보다는 안정과 평화가 우선입니다. 재미동포는 지역 정치인들에게 '한국인만큼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비자 면제 프로그램 타결, 한미 FTA 체결, 동해 병기 법안 통과 등 재미동포들이 의회를 움직여 이뤄낸 성과들은 재미동포가 미국에서 모범 시민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김 이사는 설명한다. 김 이사는 "미국에서 모범 시민이 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정치력"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은 한국과 미국이 모두 선거 정국 한가운데 놓입니다. 재미동포는 한국 선거에 쏠리지 말고 미국 선거에 관심을 둬야 합니다.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존재를 부각하지 않으면 영원히 한국이 소외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존재가 미국에 중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이 미국 정계에서 소외되자 지금까지 일본의 방해 공작을 이겨내고 재미동포들이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들도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은 막대한 로비를 통해 위안부 결의안 등을 무력화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미국의 시민인 한인이 중요해집니다. 한국 정부가 '공공외교'라는 이름으로 직접 나서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미 관계에서 공공외교의 기반과 기초는 재미 한인이죠."

"중국 전승절 행사 당시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나란히 오른 장면을 미국은 어떻게 봤을까요?"

김 이사가 세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국의 품에 안겨서 한국이 중국과 어떻게 교류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냉전 이후 중국이 대국이 되면서 한국은 외로워졌고 혼자 힘으로 견뎌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걱정했다.

또 '미국의 손을 빌려 일본의 뺨을 친다'는 우리의 전략이 중국의 급부상 때문에 다시 일본이 목소리를 내는 형국에 부닥쳐 위기를 맞았다는 것.

"그러나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아베 총리는 우리가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니까 '한국은 있는데 우리는 동포가 없다'고 탄식했다고 하잖아요. 그렇습니다. 로비가 유권자를 이길 수는 없죠. 우리는 200만 명이 넘는 재미동포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 정부나 정치인들은 재미동포들이 미국 주류 사회의 정치에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오직 출세한 2세들에게만 관심이 있어요. 이들은 개별적으로는 역량이 뛰어나지만 모아놓으면 단합이 잘 안 됩니다. 2세에게 모범 시민이 되는 교육, 풀뿌리 정치 참여를 권유하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김 이사는 "우리끼리만 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할머니들을 증언대에 세우고, 문화예술 작품을 미국 무대에 올리고, 자전거 일주 등의 이벤트를 펼치는 것은 철저히 미국인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

'한국 정부가 미국 시민을 부추겨 주도하는 행사'라고 일본이 역으로 로비를 펼칠 빌미를 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군 위안부 행사는 미국의 주류 사회와 연결하지 않으면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인권 이슈가 분쟁 이슈가 되고 있어요. 동해, 독도 문제와 연결이 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됩니다. 미국 내 동해 병기 운동도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미국 내 풀뿌리 운동의 특징은 '영향력은 행사하지만 책임은 안 지는 것'이라고 김 이사는 규정했다. "누가 하는지 모르게 해야 하고, 내가 했다고 나서거나 이를 알리는 강연을 하는 것 등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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