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식어가는 북한과 중국..노동신문 '뒤끝' 편집

김성훈 2015. 9. 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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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카스트로 축전은 1면, 시진핑 축전은 2면

북한이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내온 정부 수립 기념일 축전에 대한 보도를 통해 여전히 냉랭한 북·중 관계 현주소를 드러냈다.

북한은 이날치 노동신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축전을 1면에 비중 있게 실은 반면 시 주석 축전은 2면에 배치하는 '뒤끝 있는' 편집의 묘를 선보였다.

북한이 중국 측 축전을 이처럼 홀대한 것은 지난주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사실상 북한을 겨냥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 매체들이 밝힌 시 주석 축전에서 감지되는, 예전같지 않은 중국 측 반응 역시 미묘하게 북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공산도 크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친히 마련하고 키워주신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며 전통적 친선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중국 측이 북측에 축전을 보낼 때마다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문구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또 "새로운 정세 하에서 우리는 조선 측과 함께 중·조 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할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에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 평화와 안정·발전에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중국 내부에서 들끓던 대북 정책 조정 필요성을 시 주석이 우회적으로나마 수용·반영한 것이라 시사점이 크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식적인 특별한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 축전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 간 문제이기 때문에 공개석상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통상적으로 축전은 쌍방 간에 있어 왔던 일"이고 답변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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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내온 정부 수립 기념일 축전에 대한 보도를 통해 여전히 냉랭한 북·중 관계 현주소를 드러냈다.

북한은 이날치 노동신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축전을 1면에 비중 있게 실은 반면 시 주석 축전은 2면에 배치하는 '뒤끝 있는' 편집의 묘를 선보였다.

북한이 중국 측 축전을 이처럼 홀대한 것은 지난주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사실상 북한을 겨냥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 매체들이 밝힌 시 주석 축전에서 감지되는, 예전같지 않은 중국 측 반응 역시 미묘하게 북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공산도 크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친히 마련하고 키워주신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며 전통적 친선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중국 측이 북측에 축전을 보낼 때마다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문구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또 "새로운 정세 하에서 우리는 조선 측과 함께 중·조 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할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에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 평화와 안정·발전에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중국 내부에서 들끓던 대북 정책 조정 필요성을 시 주석이 우회적으로나마 수용·반영한 것이라 시사점이 크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식적인 특별한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 축전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 간 문제이기 때문에 공개석상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통상적으로 축전은 쌍방 간에 있어 왔던 일"이고 답변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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