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5시간째 南北접촉, 왜 길어지나 봤더니..

이상배 기자 2015. 8. 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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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北, 미국 도감청 우려해 협상 경과 '대면보고' 선호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the300] 北, 미국 도감청 우려해 협상 경과 '대면보고' 선호]

최근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도발 이후 최고조에 이른 군사적 긴장을 타개하기 위한 남북 간 '2+2 고위급 접촉'이 1·2차를 합쳐 총 25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협상이 이처럼 길어지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북회담 때 군사 관련 등 민감한 사안의 경우 도감청의 위험이 있는 통신을 이용하는 대신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하는 북한의 관행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4일 청와대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전날 오후 3시30분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고위급 접촉'을 재개한 뒤 약 15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양측은 22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깝게 1차 접촉을 가졌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산회했다.

홍 장관은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됐던 찰스 랭글 미국 하원의원 접견 일정을 취소하고 황부기 차관이 대신 접견토록 했다. 회담 장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양측은 접촉 중 수시로 대표단 회담과 수석대표 접촉, 정회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는 주로 각각 합의초안을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고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재가를 받을 때 이뤄진다.

우리 측의 경우 보고에 주로 유무선 통신이 활용된다. 박 대통령은 남북 접촉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며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는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청와대 또는 국방부에서 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은 남북회담 때 미국의 도감청을 우려해 군사 관련 사안 등 민감한 현안은 통신을 활용하는 대신 대면보고를 하는 것이 관례다.

이번 접촉에서도 북측 대표단은 정회 때 직접 판문점에서 평양으로 이동해 김 제1위원장에게 대면보고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에서 평양까지는 약 130km 거리로, 차량으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정회가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회담 의제 자체도 타결이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이번 접촉에서 우리 측은 최근 서부전선에서의 북측의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등 군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대북 확성기 사용 등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의 심리전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이 그동안 목함지뢰 매설과 선제 포격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음에 비춰 사과나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문제를 놓고 양쪽이 의견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접촉 의제가 광범위하다는 점도 회담이 장기화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새벽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며 회담에서 군사 관련 사안 뿐 아니라 대북협력 등 남북간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그동안 요구해온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이산가족 생사확인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연내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추진하겠다며 6만여명의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북측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발효한 5.24 조치의 해제를 통한 금강산 관광 재개, 연례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배 기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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