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朴대통령 위안부발언 모르는 얘기"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의가 ‘마지막 단계(final stage)’에 와 있다고 밝힌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외교부는 대통령 발언 이후 입을 닫았지만 일본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한일 협의의 진전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협의 진전을 묘사해 달라’는 WP의 질문에 “막후교섭들(behind-the-scenes discussions)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답변하지는 않았지만 외교부 국장급 협의 외에 별도의 협상 창구에서 진척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부가 “결국 정치적 결단으로 풀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해 온 것에 비춰볼 때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만큼 협의가 진전됐다는 뜻으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14일 “여전히 한일은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보고 있는 상태”라며 “인식 간극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대통령의 발언(의미 있는 국교 50주년이 될 것으로 기대)은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지, 한일 수교 50주년이 되는 22일까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8차례 국장급 협의에서 다양한 방안이 나왔지만 일본이 이를 모두 받아들인다고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해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신권 나눔의 집(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 소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4월 이후 정부 당국자가 접촉해 온 일이 없다”며 “한국이 일본에 어떤 제안을 했거나 제안을 일본에서 받았다는 언급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박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외무성 간부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데 무엇을 가리켜 진전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어떤 인식에서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소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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