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유승민,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청와대 작심 비판

오대영 2015. 4. 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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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보수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야당에서 큰 환영이 나오는 파격적인 연설이었는데, 오늘(8일) 연설 내용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여당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여 원내대표의 작심 비판

유승민 원내대표가 오늘,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건 3대 경제정책을 거두어들일 것을 주장하며 대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유승민의 작심발언,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 "세월호 유가족 만나고 싶다"

취임 50일을 맞은 이완구 국무총리가 "가능하다면 이번주 안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이 반발하고 있는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아이들 동원 안타까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초등학생 등 뒤에 무상급식 구호를 붙이는 시위를 보면서 꼭 그렇게 아이들까지 동원해야 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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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건 오전 10시였습니다. 유 원내대표가 취임한 이후 처음인데, 내용을 보면 상당히 수위가 높아서 '화려한 데뷔전'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근간을 이루는 정책들의 실패를 선언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얘기 자세히 해봅시다.

[기자]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사람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라는 뜻입니다.

기미년인 1919년 3월 1일, 만해 한용운이 낭독한 <기미 독립 선언서>입니다.

을미년인 오늘 새누리당에서는 <을미 독립 선언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강력한 내용의 연설이 발표됐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새누리당이 (청와대로부터) 독립된 정당인 것과 원내대표가 자주 의원임을 선언하노라' 이 정도 느낌입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이 비유는 '새누리당'이 '청와대'로부터 사실상의 독립선언을 했다는 점을 이해하기 쉽도록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요, 일제나 독립운동의 시대적 배경을 현재와 연결 짓자는 얘기는 아니라는 점 밝혀둡니다.

그럼 오늘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을 왜 '독립선언'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우는 경제정책의 근간은 초이노믹스와 창조경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초이노믹스는 시장에 돈을 확 풀어서 빠른 시간 안에 경기를 살려내겠다는 '단기부양책'으로,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 유 원내대표는 오늘, 이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청와대가 명운을 걸고 있는 정책을 과감히 버려라,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라. 이보다 더한 독설이 있을까요?

두 번째, 창조경제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첨단기술 융합으로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상징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기회가 되면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유 원내대표는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3년 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3대 경제 축을 모두 부정한 데 이어서, 여당에선 제시된 바 없는 '이명박근혜' 프레임까지 언급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2년을 한묶음으로 규정해 "지난 7년 새누리당 정권에서 제대로 된 경제성장의 해법이 없었다"고 깎아내렸습니다.

동시에 박 대통령은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을 하며 극찬을 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새누리당 :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어떤가요? 현 청와대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노무현,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언급에, 지난 2년 경제실패의 적나라한 해부. 제가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세월호와 사드 문제까지.

박 대통령이 싫어하는 혹은 아파하는 부분을 이렇게 파고들었다는 건, 더 이상 청와대와 함께 가지 않겠다는 '독립선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10년 전인 2005년 한나라당 대표와 비서실장으로 매우 긴밀했던 두 사람이 왜 이렇게 멀어진 것인지, 잠시 뒤에 분석해보겠습니다.

오늘 여당의 기사는 <청와대 작심 비판…유승민의 독립선언>으로 제목을 정해봤습니다.

Q.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유승민 누구?

Q. 유승민, 경제학 박사 딴 경제통

Q. 유승민 2002년 여연 소장 맡아

Q. 유승민 연설 끝나자 야 의원들 박수

Q. 유승민 대표연설 중 여야 표정

Q. 야 "보수의 방향 보여준 명연설"

Q. 최경환-유승민 극과 극 대표연설

Q. 유승민, 노무현·문재인 수차례 칭찬

Q. 연금 개혁 위해 노무현·문재인 칭찬?

Q. 유승민 "세월호 눈물 닦아드려야"

Q. 세월호 유가족들 "바른 생각"

Q. 유승민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Q. 유승민 첫 이명박근혜 프레임 언급

Q. 유승민, 5년 전의 박 대통령 모습?

[앵커]

MB정부부터 지금까지, 보수정권에 제기된 비판은 <안보 무능-경제 실패>입니다. 그런데 오늘 유승민 대표는 사드 도입도 다시 한 번 강조했던데, <안보 유능-경제 성공>의 보수가치를 만들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인지 궁금해집니다. 여당 기사 제목은 <유승민 사실상 공약파기 선언>으로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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