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돈먹는 하마' 해외자원 개발] '밑빠진 독 물붓기' 공사 3곳 올 갚아야 할 빚만 5조원 넘어

전웅빈 기자 입력 2015. 4. 2. 18:02 수정 2015. 4. 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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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가 회사채 등 단기자금을 무리하게 조달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투자했다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감사원 분석 결과 나타났다. 이들 공사 3곳이 당장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만 5조27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각 공사가 마련한 자금 확충 및 추가 투자 재원확충 방안 역시 실현가능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일보가 2일 입수한 감사원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는 석유공사 1조42억원, 가스공사 2조8924억원, 광물자원공사 1조3808억원 등 모두 5조2774억원(2014년 말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공사가 2015~2019년까지 5년간 갚아야 할 부채 총액은 22조6850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6년 4조575억원, 2017년 4조3068억원, 2018년 4조8130억원, 2019년 3조7121억원 규모다. 공사별로는 가스공사가 13조1789억원으로 가장 많고 석유공사 6조9953억원, 광물자원공사 2조5108억원 등 순이다. 이들 공사가 빚을 갚지 못하고 단기 회사채 등으로 '돌려 막기'할 경우 부채 총액은 더욱 늘어난다.

감사원은 공사가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를 위해 주로 단기 금융부채를 끌어 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충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사업에 참여하려다 차입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비 중 금융부채 비중은 석유공사 59%, 가스공사 87% 광물자원공사 64%에 달한다. 투자비 회수가 지연되면서 결국 공사 3곳 모두 자금 상환 압박이 커졌고, 유동성 불안 우려에 직면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신용하락 역시 시한폭탄이다. 이들 공사는 차입금 상환과 추가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공사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을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들 공사가 발행한 회사채 등급은 투자 적격 등급인 A+ 등급이지만 이는 정부재정능력이 반영된 '종합신용등급'이다. 공사 자체 신용 등급인 '독자신용등급'은 석유공사 'Ba2', 가스공사 'BB+', 광물자원공사 'B3'로 모두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이들 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은 최근 5년간 각각 3~11단계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공사에 대한 신용평가를 종합신용등급에서 독자신용등급으로 하향조정할 경우 이자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각 공사는 장기적으로 투자비 증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각 공사가 마련한 자금상환 및 추가투자 재원확충 방안이 실현가능성이 낮고, 차입에 의존한 자금 조달로 추가 투자여력도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는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정부의 추가지원이 없으면 신용도에 타격을 입고 채무불이행 위험까지 있다"고 언급됐다.

감사원은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한 객관적 분석·진단을 통해 사업전망·사업추진체계·사업방식 등을 종합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일단 사업별 성과분석이 끝나는 대로 기존 자산 매각이나 추가투자 등 구조조정 방안, 사업 주체 민간 이양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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