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잡고 계파 넘을까?

김동인 기자 2015. 2. 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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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색이 분명한 후보가 선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선거에서 주승용·정청래·전병헌·오영식·유승희(득표율 순) 등 5명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신임 문재인 당대표와 어떤 조화를 이룰 것인지가 야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2위 당선자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최하위(9.68%)를 기록했지만, 국민(23.36%)과 당원(24.45%)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사안마다 뚜렷한 강경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선명성을 요구하는 야권 지지층은 그를 선택했다.

'호남 출신'임을 내세운 주승용 의원, '유일한 여성 후보'임을 강조한 유승희 의원은 선거 초반부터 뚜렷한 캐릭터를 앞세워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서울시당 위원장 출신으로 조직력을 앞세워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 점쳐졌던 오영식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고전해(국민 여론조사 7.57%, 당원 여론조사 8.6%) 4위로 최고위원이 되었다.

현직 인천 남구청장으로, 기초단체장으로는 처음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해 화제가 된 박우섭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최고 득표율(16.24%)을 얻고도 6위에 머물렀다. 낮은 인지도 탓에 국민 여론조사에서 저조한 득표를 기록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캐릭터 선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선거 과정에서 계파 논쟁이 상대적으로 덜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노계로 분류되는 후보가 나서지 않아 '친노 패권주의' 논쟁을 피할 수 있었다. 당초 몇몇 친노 성향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문재인 후보의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계(전병헌·오영식), 김한길계(주승용), 민평련계(유승희) 등 계파별로 다양한 인물이 출마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계파 논란을 없애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대표가 다양한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가 관심사다. 초반에는 다소 잡음이 흘러나왔다. 당선 다음 날인 2월9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문 대표의 결정에 정청래·유승희 후보가 적극 반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예상보다 낮은 순위로 당선된 이후 공식석상에 불참했던 전병헌 최고위원도 2월11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에 대한 이견이 최고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당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감대가 필요하다'라며 문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최고위원의 롤모델은 '을지로위원회'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당대표를 흔드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비노계에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김부겸 전 의원은 2월10일 전직 대통령 참배 논란에 대해 '넬슨 만델라의 화합 정신을 배워야 한다'라며 문 대표를 거들었다.

당내 관계자들은 향후 최고위원의 역할이 새롭게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정 임무'를 맡아 민생 현안을 챙기는 식이다. 대표 모델이 '을지로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평가받는 우원식 의원이다. 2013년 5월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노동 현안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최고위원이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당 전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동인 기자 /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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