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제정치학을 해서 정치 잘 몰라"
'도피성 출국' 논란을 빚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김 총재는 미소를 띠고 입장했다. 하지만 국감 시작 15분 만에 네 차례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은 시작부터 "국민과 국회를 모독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1~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적십자사 총재 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23일 국정감사에 불참한 데 대한 경고였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의원들도 피감기관장이 일방적으로 국감에 불참한 사태를 심각하게 봤다. 여야는 김 총재가 이날 국감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한 상태였다. 김 총재는 "저의 불찰로 잘못된 판단을 해 심려와 불편을 끼쳐 국민들과 의원님께 깊이 사과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회의였고 남북관계가 경직된 상황이라 참석했다. 기업인으로 살다가 공인을 한 적이 없어 생긴 불찰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은 계속됐다.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영국에서 정치학 공부를 했고, (박근혜 후보캠프)선거대책위원장을 했는데 정치를 모르나."
▶김 총재="국제정치학(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을 해서 잘 몰랐다."
▶최 의원="출장을 가도 23일 국감에 올 수 있었다. 뺑소니를 인정하나."
▶김 총재="제가 해명자료를…."
▶최 의원="인정한 걸로 하겠다."
이날 국감은 대한적십자사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야가 김 총재의 국감 불참을 이유로 일정을 재조정해서다. 이 때문에 국감은 '청문회급'이 됐다. 의원들은 낙하산 인사 논란부터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문제 삼았다.
김 총재는 자신이 임명된 게 "보은인사는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20년간 NGO 이사를 하면서 봉사를 해왔으니 전문성이 결여되지도 않았고, 글로벌 경영 경험을 도입하면 전문성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대책위원장 경력에 대해선 "대선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했으며, 정치적 논쟁에 휘말릴 경우 총재를 그만 둘 각오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김 총재가 과거 '중국은 물질주의의 신봉자이고, 인도는 개·돼지·소 같이 살며 잡신을 섬기는 나라'라고 말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국제 구호를 담당할 적십자사의 총재로 부적격"이라고 비판했다. 김 총재는 "10여 년 전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는 어렸다"며 "앞으로 공인으로서 처신하겠다"고 답했다.
글=강태화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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