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사병 진급 스트레스 해소" vs "진급 스트레스가 웬 말?"

2014. 10.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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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육군이 병사 계급 체계를 현행 4단계에서 사실상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등병은 없애고요, 상병 가운데서도 분대장으로 선발된 병사만 병장으로 진급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병사는 일병과 상병 계급장만 달고 군복무를 마치게 되는 건데요. 육군은 병영 내 부조리, 또 연이은 폭력 사태를 줄이기 위한 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먼저 지난 2012년에 관련 논문을 쓰신 분이고요, 현재 국방부 교육 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계시는 김원대 박사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육군이 검토하고 있는 계급체계 개편안, 박사님이 직접 쓴 논문을 토대로 하고 있는 게 맞죠?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12년 발표한 논문인데, 군 계급을 3계급 체계로 바꾸어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셨어요. 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거죠?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계급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서열적인 개념의 어떤 의미도 있겠지만, 계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일을 더 탁월하게 수행할 것을 이렇게 기대하지 않습니까? 과거의 전통적인 개념은 계층적인, 사회적인 의미였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무슨 일을 얼마나 더 잘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역량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 군의 계급체계는 한 50여년 이상을 과거부터 이렇게 4단계로 유지되어오는 부분에 대해서 그다지 큰 문제의식 없이 그냥 때만 되면 진급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였죠. 그러다보니까 이제 병사들의 그런 심리 속에는 "열심히 하나 그냥 대충하나 똑같다. 때가 되면 누구나 진급한다" 이런 의식들이 자리 잡게 됐죠.

그런 어떤 의식들이 군 생활에 전념하는 의식들이 미흡한 상태로 정착이 됐고, 그렇다보니까 군복무라고 하는 기간 동안이 본인에게는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라기보다도 지루하게 이렇게 일정 기간을 어쩔 수 없이 지내야 된다, 라는 그런 수동적인 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됐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렇게 계급체계가 개선되어야 되겠다, 라고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육군은 이번 계급 축소안을 검토하는 이유로 병영부조리와 폭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도 연구해서 검토하셨습니까?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네, 그렇죠. 물론 계급체계를 바꾼다 해서 병영 부조리가 완벽히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계급 체계의 조정은 개인들의 어떤 다음 계급을 취득하기 위한, 계급이라고 하는 것은 일정한 평가를 거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 역량을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다음 계급을 취해야 되는데, 그러한 맥락에서 지금 같은 4단계 계급 체계의 진급을 위한 평가의 어떤 체계는 다분히 시간이나 노력의 낭비 요소가 있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급을 평가하기 위해서 측정하다 보면 병사들이든 간부들이든 일련의 어떤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있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저희가 지금 질문 드린 내용이 병영 부조리와 폭력 근절, 그리고 계급 체계 개편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한 점을 여쭤 본건데.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그래서 그렇다 보면, 병사들은 병사들대로 스트레스가 있겠죠. 간부들은 평가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있겠고. 그러한 것들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겠으나, 병사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을 하고, 그러한 스트레스가 병영의 어떤 부조리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병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평가체계나 계급체계가 있게 되면, 자기가 일련의 어떤 여유 있는 시간을 확보해서 자기 개발을 한다든지 생산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려고 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제한을 받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런데 또 병사들은 기존 계급진급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하는 반응들도 있던데요?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어느 조직이든 사실 계급이라고 하는 것은 아까도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무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측정이니까, 군에서의 계급은 그냥 마구 달아 주는 거다, 이런 의식이 잔존하는 한 사실 계급의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측정해서 그 다음 계급을 달아주는 것이 맞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러한 측면에서의 어떤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데 문제가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군대라는 조직 특성상 서열화는 당연히 필요한 것 아니냐, 오히려 상하소통이나 배려의 문제지 계급장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지적도 나와요?

▶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그렇죠, 당연합니다. 군대라고 하는 곳은 우리가 관념적으로 기존에 있던 서열의식들이 완벽히 사라질 것이라고 계급체계를 바꾼다고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 이러한 것들이 직접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서열의 계층 구조가 있게 되면, 어떻든 간에 병사들 입장에서는 계급으로 인한 서열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가능한 최소한으로 축소시켜 준다는 의미가 있겠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박사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듣겠습니다. 김원대 국방부 자문위원 연결해서 들어봤고요. 또 다른 국방 전문가에게 말씀 들어보죠. 국방안보포럼의 양욱 연구위원 전화 연결되어있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계급체계 단순화 방안, 어떻게 평가하세요?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실효성이 과연 있을지, 그런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그렇습니까?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근본적으로 계급이 이렇게 바뀌는 것, 이것에 대해서 사실 그렇게 뭐, 진급하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병사들 사이에. 왜냐, 이게 만약에 직업이라면 당연히 진급에 대한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데, 가서 의무 복무하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이렇게 진급을 열심히 해서 할 이유가 없고, 다들 다 달고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갑자기 거기에다 어떤 스트레스를 주겠다는 것 아닙니까? 진급에 대한 그것도 사실 어떻게 보면 노력이 돼야 되는 거거든요. 결국은 의무를 하나 더 부과하겠다는 게 되는 겁니다. 이게 과연 얼 만큼 진행이 잘 될까요?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다?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그렇죠. 예를 들어서 병영문화를 바꾸겠다, 왜곡된 서열문화를 개선하겠다, 이렇게 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계급 가지고 해서 바꾼다고 될 일인가, 그러려면 아예 계급을 다 없애버려야죠.

▷ 한수진/사회자:

별로 의미가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아니 서열 없애려면 아예 계급을 다 없애버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지금도 보면 자기들끼리 기수 나눠서, 서열 또 계속 만들잖아요, 날 단위로, 월 단위로?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이게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다 상병까지는 가는데, 그 중에서 우수자만 분대장으로 선발하겠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예를 들어서 후임이, 상병 중에서도 후임이 병장이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 먼저 들어왔던, 분대장을 달지 못한 상병하고 관계가 잘 안됩니다. 이런 부분도 한번 생각을 해봐야죠.

물론 군대라는 곳이 계급이 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그런 병장의 말을 같이 따라가야 된다, 이렇다하면 좋은 건데. 이게 문제라는 겁니다. 뭐냐 하면 병장이 분대장이 돼서 지휘해서 나간다, 이건 결국은 부사관이 해야 될 일이거든요, 분대장 역할을, 부사관이 해야 될 건데. 이걸 병사가 해나간다? 이건 뭐나 하면 결국 부족한 부사관을 병장이라는 걸 통해서 해소를 한다는 이야기고. 그러면 병장이라는 그 책임에 걸 맞는 월급이나 봉급을 더 주어야죠.

▷ 한수진/사회자:

뭔가 좀 경쟁체계를 도입해서 군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전투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논리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그런데 군부대 안에서, 같은 분대에서, 예를 들어서 그게 태만하다 평가할 수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같은 경쟁을 해서 누구를 선발한다는 개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같이 생활을 하면서 감싸주고 달래주고 하면서 같이 끌고 나가고 군대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경쟁으로 돌리겠다? 그래가지고 해서 과연 우리가 원하는 식의 병영문화, 서로 돌봐주는 문화, 이게 되겠습니까? 경쟁을 시키기보다는 모아야겠죠, 하나로.

▷ 한수진/사회자:

당장은 효과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라도 어떤 효과가 없을까요?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장기적으로는 바꿀 필요가 있기는 할 겁니다.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이 언제까지나 이러한 식의 구조가, 계급체계로 갈 수 있는지.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병력 자원 줄어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예를 들어서 병사의 수는 계속 줄어 들 거고, 그 다음에 간부 수는 늘려야 되고. 그러면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분대장이 예를 들어서 간부가 분대장을, 부사관이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거란 말입니다. 그러면 그럴 때는 이제 이야기가 될 수 있죠, 그렇게.

하지만 이 시스템으로 해서, 예를 들어서 병사를 해서 얘한테 책임을 줘서 분대장 만들어서 이걸 한다? 제가 볼 때는 근본적인 거, 그러니까 이 어떤 분대를 책임진다는 일에 대해서 결국은 어떤 간부가 해야 될 일을 병사에게 돌린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렇게 그만큼 비용을 아껴 가지고 하겠다, 결론적으로는 그런 이야기밖에 안 된다는 것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설명 듣도록 하겠습니다. 육군이 검토 중이라고 하죠, 병사 계급체계 단순화 방안 관련해서 쟁점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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