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4대강과 '하마'..'돈' 먹고 '재앙' 낳았다?

손석희 입력 2014. 9. 29. 21:34 수정 2014. 9. 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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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하마'입니다.

호수나 하천, 늪지대에 삽니다. 하루 동안 먹는 먹이의 양은 60kg…많이 먹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할 하마는 풀을 먹는 하마가 아닙니다. '돈' 먹는 하마…'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4대강 사업 이야기입니다.

올해 최종 완공예정인 4대강 공사에 들어간 비용은 총 22조 원입니다. 이 천문학적 비용 중 8조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정부 대신 빚을 내서 부담했습니다.

수공의 부채 8조에 해당하는 이자는 매년 국가가 대신 내고 있는데요. 지난해만 해도 이자가 3016억원이었고요. 이밖에도 1300억원이 넘는 유지관리비가 4대강에 들어갔습니다. 즉 작년에만 약 4300억 원의 예산이 4대강에 투입됐죠.

더구나 공사 완공 이후인 내년부터는 수공의 부채원금 8조 원도 국민 세금에서 연차적으로 갚아나가게 됩니다. 이쯤 되면 '돈 먹는 하마'라는 별명이 제법 어울려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4대강에 드는 돈이 비록 천문학적이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이 더 많다면 4대강은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저희 JTBC가 여러 차례 보도해드렸듯 수질개선과 홍수예방이란 효과 대신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이름도 생소한 '큰빗이끼벌레'가 주목을 받는 등 흐르지 않는 강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2년 전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이 "4대강 사업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라고 호언했지만, 사업효과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효과에 대한 논란만 갈수록 번지고 있는 셈이지요.

준설토만 팔아도 8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도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지금까지 4대강 모래를 팔아 국고로 회수한 돈은 총 373억원에 불과합니다. 팔리지 않고 쌓아둔 모래를 관리하는 비용은 지난 5년 동안 1578억 원이 들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의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불거지고 있는 논란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얼마나 신중하고 믿음있게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배우게 됩니다.그리고 오늘부터 저희 뉴스룸은 또다시 4대강에 시선을 모읍니다. 너무나도 값비싸게 치룬 '수업료', 즉 '돈'의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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