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는' 의원들 추석상여금 388만원..'허탈'

현일훈기자 2014. 9.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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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은 제쳐두고.. 동료 잘못 감싸고.. 제 몫은 챙기고

125일째 '입법 제로'에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의 부결로 '방탄 국회' 오명까지 쓴 국회의원들이 4일 추석상여금으로 1인당 387만 원씩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입법 업무는 넉 달 이상 미루고, 제 식구 및 이득 챙기기만 하는 형국이다.

국회 사무처 등에 따르면 이날 여야 국회의원들은 추석상여금 명목으로 387만8400원을 받았다. 대통령령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공무원과 국회의원의 명절휴가비는 일반 수당의 60%로 월 기본급 646만 원을 받는 국회의원은 설과 추석에 각각 380만∼390만 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125일째 법률안 처리 '제로'가 계속되는 등 민생·경제 법안을 깔아뭉개는 여야가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고 세비를 축내는 일에는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요즘 '놀고먹는 국회의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단 한마디 반박도 변명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가는 추석 연휴 이후까지 '할 일은 안 하고 놀고먹는 국회'가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지난 1일 개원한 정기국회가 여야 대치로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연일 정치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처리 방안을 둘러싸고 이견이 워낙 커 추석 전에 국회가 온전하게 정상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국회는 4일부터 연말까지 의정 캘린더가 텅 비어 있는 등 향후 일정이 전무한 상황이다. 만일 추석 이후까지 국회가 공전한다면, 100일 회기 중 10%인 10일을 허공에 날리게 되는 셈이다. '경제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골든 타임'을 국회가 한가하게 까먹고 있는 것이다.

정기국회가 지금 정상 가동돼도 일정이 빡빡하다. 기본적으로 소화해야 할 대정부질의 한 주, 국정감사 네 주, 예산심의 세 주에 산적해 있는 민생·경제 법안 심의일정까지 감안하면 국회의 '헛바퀴'가 추석 이후까지 계속될 경우 하반기 정기국회까지 '과부하, 불능 국회'로 빠질 공산이 크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기국회가 문을 연 지 벌써 4일째 접어들었지만 국회는 여전히 의사일정을 협의조차 하지 못한 채 공전 상태에 빠져 있다"며 "국민의 고통에 눈감고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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