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조부 독립운동가? '추정' 발표한 황당 보훈처

입력 2014. 6. 24. 01:00 수정 2014. 6. 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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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확인요청 3일만에 발표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확정할 수 있는 자료 전혀없다"

국가보훈처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조부의 독립운동가 여부 확인 요청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을 내놓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23일 오후 <조선닷컴>은 보훈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 후보자의 조부가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보훈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주 총리실 쪽에서 문 후보자의 조부와 2010년 보훈처가 발굴한 독립운동가 문남규 선생이 같은 분인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름 한자와 본적(평북 삭주), 증언 등을 볼 때 현재 동일 인물로 강하게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문 후보자가 보훈처에 할아버지의 독립운동가 여부 확인을 요청한 시점이 지난 20일 금요일이었다. 그리고 <조선닷컴>이 23일 월요일 이를 보도했고, 보훈처는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동일 인물로 강하게 추정된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처럼 신속한 확인 작업에 대해 "이 정도면 근거 자료도 충분한 편이어서 확인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은호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과 문창극 후보의 조부가 동일인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며 "문남규 선생은 1920년 평안북도 삭주에서 일본군과 전투중 전사했을 뿐, 원적지가 평북 삭주가 아니며, 국가보훈처의 공적조서에도 출생지나 본적이 미상으로 되어 있는데, 갑자기 원적지가 (문 후보자와 같은) 삭주라고 주장하는 보훈처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이를 두고 "국가보훈처의 무책임한 문창극 총리 후보 지원"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조선닷컴> 보도 뒤, 상당한 태도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아침 출근할 때만 해도 '총리 후보 자진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등 말을 아꼈으나, '문창극 후보 조부 독립유공자로 추정'이라는 <조선닷컴> 보도가 나온 뒤인 이날 저녁 퇴근길에는 기자들에게 "많이 기다리셨죠. 말씀하세요"라며 질문을 되레 요구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조부의 독립운동 유공자 확인 여부에 대해 "이 문제는 저의 가슴 아픈 가족사이고, 저의 조부님의 명예가 걸린 사안이다. 국가보훈처도 법 절차에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케이스(사례)와 똑같이 공정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총리로 지명되기) 전에는 왜 신청할 생각을 안 했느냐"는 질문에는 "다음에 얘기합시다"라며 대답을 피하고 곧바로 승용차에 올랐다.

서보미 최현준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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