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분있는 경인일보 사장, 경기도 선관위원으로 활동
[단독] 1만7000주(1.1%) 보유 "선관위 중립성 근본 훼손…즉시 사퇴해야" "무리한 해석"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기자생활을 하고 지금까지도 주식 1만7000주(1.1%)를 보유하고 있는 경인일보의 대표이사가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지사 선거관리의 근본적인 중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미디어오늘이 남 후보의 국회재산신고 내역과 경인일보의 감사보고서 등을 확인한 결과, 남 후보는 지난 3월 28일 국회에 신고한 재산신고서에 본인 재산 가운데 유가증권 항목 중 경인일보 주식 1만7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남 후보 캠프의 법무담당자는 2일 저녁 현재까지도 여전히 경인일보의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인일보가 2014년 3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감사보고서에는 경인일보의 총 주식수가 149만6823주로 구성돼 있다고 나온다. 이에 따르면, 남 후보의 경인일보 지분율은 1.14%이다.
남 후보는 경기도지사 후보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뒤에도 이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았다.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전에 본인의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정해져 직무관련성 때문에 한 때 처분하고자 했으나 주권분실을 이유로 이를 복원하는 절차가 오래돼 백지신탁을 하지 못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때문에 백지신탁을 하려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이다.
남 후보 캠프의 법무담당자는 2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하반기 상임위가 미방위로 바뀌어 미방위가 언론 쪽이니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해 백지신탁하려고 했으나 백지신탁하려면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분실해 다시 복원하고 신탁하는 과정이 6개월이나 걸린다고 했다"며 "이런 절차를 밟고 있는 와중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하게 돼 더 이상 직무관련성이 없게 돼 (주식 처분을 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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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경기 수원시 영통동에서 6·4 지방선거 남경필 새누리 경기지사 후보가 나경원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부위원장과 함께 도민들에게 선거유세를 하던 장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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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는 고 남평우 전 신한국당 의원이 사주였던 신문사로 남경필 후보는 남 전 의원의 아들이다. 남 후보는 경인일보에서 지난 1990년 11월부터 1992년 말까지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기자 생활을 한 적도 있다. 현재 남 후보의 경인일보 주식은 1만7000주이다.
문제는 남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선거과정을 감시감독해야 할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경인일보 사장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은 지난 2008년 2월 18일 경기도선관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올해 초 임기가 만료됐으나 지난 2월 18일 선관위가 송 사장을 다시 선관위원으로 재위촉했다. 광역시·도 선관위원은 지방법원장이 3명, 국회 교섭단체가 각 1명씩, 선관위가 3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으며, 송 사장의 경우 선관위가 자체 선정한 케이스이다.
이미 남 후보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으며, 경선을 거쳐 지난달 15일에 후보자등록을 했다. 그런데도 송 사장은 계속 선거관리위원을 유지했다. 더구나 송 사장은 남 후보가 경인일보 기자 재직시절인 사회부 차장과 정경부장을 지내 남 후보와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져있다. 송 사장은 남 후보가 1.14%의 경인일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선거관리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관리위원의 임기는 6년이다. 이에 따라 남 후보가 다음 선거에 또 나오더라도 송 사장이 사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면 이 같은 주주-사장-선관위원 관계는 계속될 수 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송 사장이 정치적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 후보가 출마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즉시 사퇴해야 했다"며 "지금처럼 일종의 특수관계가 공정한 선거를 책임지고 운영해야 할 선거관리위원으로서 그런 관계의 틀 내에 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남권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부대변인은 2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6년 이상 선관위원으로 활동했던 분이기는 하지만 특정정당의 경기도지사 후보와 관련이 돼 있는 상태에서 계속 선거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 사장을 경기도 선관위원으로 재위촉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정민아 관리과 주임은 "위촉할 때 그런 서류(지분 관련)는 첨부돼 있지 않았다"며 "당원이 아닌 것까지는 봤는데 일종의 이해관계에 대한 위촉 제한 근거는 없기 때문에 송 사장의 위촉은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인일보 지분이 있는 남 후보가 출마했다해도 송 사장의) 해촉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재열 공보계장은 선거관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남경필 후보 캠프의 법무담당자는 "남 후보의 지분이 1.14% 밖에 되지 않고, 고 남평우 의원이 작고한지도 오래돼 남 후보가 경인일보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지분 규모도 작다"며 "선관위원 활동의 중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후보자도 '1.14%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 뭐하고 안갖고 있으면 뭐하겠느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인일보 주식 문제는 지금까지 그냥 잊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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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석 경인일보 사장. 경기도 선거관리위원. 사진=경인일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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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은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과거 신군부가 경인일보 재산을 몰수했을 때 남 후보의 부친 고 남평우씨가 갖고 있던 주식을 다른 이들에게 대부분 팔고 남은 것을 현재 남 후보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남 후보는 주주로 등재돼 있으나 주총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평소 남 후보와의 친분에 대해 "당연히 친분이 있다"며 "내가 사회부 차장일 때 남 후보가 공개채용에서 입사해 수습기자 훈련도 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그렇게 따지면 김진표 후보는 내 중학교 선배이며 나와 친한 관계"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는 특정정당 후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신문사의 사장이 경기도 선거관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송 사장은 "그것은 무리하고 지나친 해석으로, 남 후보가 가진 지분 약 1%는 경인일보 경영에 영향 미치는 것도 아니다"라며 "나 역시 선거관리위원을 나름 봉사직으로 여기고 있을 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 보람이 있다고 보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선관위원직을 사퇴하라는 요구에 대해 송 사장은 "내가 사퇴를 할 만큼 부정을 저질렀거나 영향력을 미칠 위치에 전혀 있지 않다"며 "그런 비판은 언론계 스스로 제살 깎아먹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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