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강골 안보실장.. '대북원칙론 불변' 못박다

2014. 6. 2. 03: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보실장 김관진-국방장관 한민구
金, 국방장관때 흔들림 없는 對北 메시지
朴대통령, 안보공백 최소화 '안전한 선택'

[동아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안보 라인에 대해 '원포인트' 인선을 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과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안보 지형을 감안한다면 안보 공백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이 대북제재 해제를 약속하며 북한과 손을 잡으면서 한미일 북핵 공조가 무너지는 상황도 심각하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선택한 신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었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물러난 지 열흘 만에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타워다. 박 대통령은 이미 손발을 맞춰 본 김 신임 실장을 사실상 '승진' 이동시킴으로써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실장은) NSC, 외교안보장관회의 (기존) 구성원으로 안보와 외교, 통일 분야 정책 결정에 참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실장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신임 실장은 김 전 실장보다 더 강경한 대북 원칙론자로 통한다. 김 실장은 국방부 장관 시절 "북한 도발 시 원점과 지원세력까지 단호히 타격하겠다"며 북한 권부 핵심을 겨냥했다. 박근혜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이 '1기 김장수 체제'를 원칙적으로 계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신임 실장의 강성 스타일을 감안하면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 등 대북 유화정책이 당분간 표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2월 남북 고위급 회담 통로로 국가안보실을 지목했으나 김 실장 임명 뒤 대화의 문을 더 굳게 닫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민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합참 의장을 맡았던 만큼 북한이 다시 도발에 나선다면 누구보다 단호히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안보 라인의 투톱 임명을 통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자 했는지 그 의도가 명확한 셈이다.

"北도발억지력 강화-드레스덴 통일구상 '투트랙 전략' 펼듯" ▼

하지만 여권에서는 김 실장이나 한 후보자 인선을 곧바로 대북 강경모드로 해석하는 데 대한 반론도 많다. 정부 관계자는 "6·4지방선거 이후 드레스덴 대북 제안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통일준비위원회 출범이나 남북대화 재개를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접촉을 통한 북한 변화'는 박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이기 때문에 안보 라인의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과 '통일대박론'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얘기다. 김 실장은 북한의 도발 위협을 차단하고,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 등을 통해 대북 접촉을 넓히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무난한 인사들을 발탁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한 후보자는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 합참 의장 임명 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 경험이 있다. 야당에서는 한 후보자에 대해 "할아버지가 독립군 출신인 점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며 "과거 인사청문회 때도 그다지 큰 흠결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실장은 호남(전북 전주) 출신이고, 한 후보자는 충청(충북 청원) 출신이다. 국가 고위층에 PK(부산 경남) 출신 인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