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지사후보, '최저임금 삭감 공약' 하루만에 철회

2014. 1. 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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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단순하게 생각" 실수 인정.."민주당이 계급투쟁 부추긴다" 지적도

"너무 단순하게 생각" 실수 인정…"민주당이 계급투쟁 부추긴다" 지적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임금을 낮춰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며 시간당 최저임금 삭감을 주지사 선거 공약으로 내놓았던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가 캠페인 광고 방송 하루만에 이를 철회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경선 후보 브루스 로너(56)는 이날 자신의 공약을 "경솔했다"고 시인하며 철회 의사를 밝혔다.

로너는 7일 전파를 탄 선거 캠페인 광고를 통해 "주지사에 당선되면 현재 8.25달러(약 879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방정부 수준인 7.25달러(약 7730원)로 하향 조정하겠다"며 "일리노이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예상외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즉각적인 해명에 나섰다.

로너는 "경솔했고 조급했다.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었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자 입장에서, 일리노이주 최저임금이 전국 수준과 같아야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었다"며 "전국의 최저임금이 같은 수준으로 인상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2014년 선거를 앞두고 점점 더 커지는 빈부격차와 임금 불평등 문제를 이슈화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로너는 "민주당이 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며 계급투쟁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기업을 사악하고 이기적인 존재로 간주한다"면서 "그러나 실제 기업은 번영의 원천이다. 기업에 대해 적대적 생각을 갖는 한 높은 실업률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로너의 최저임금 삭감 발언은 지난달 일리노이 남부 소도시에서 열린 주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이 발언은 농촌지역 유권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지 않았으나 이 말이 7일 라디오 선거광고로 시카고지역 전파를 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 싸우지 말고 빈곤에 맞서 싸워달라"고 지적했고 같은 공화당 소속의 후보들마저 "정치적 자살행위다. 억만장자인 로너가 일반 유권자들과 얼마나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부었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사모펀드기업 'GTCR' 회장을 거쳐 'R8 캐피털 파트너스'(R8 Capital Partners) 회장을 맡고 있는 로너의 작년 소득 신고액은 총 5천300만 달러(약 565억원). 시카고 트리뷴은 "일리노이 선출직 공무원 선거에 나온 역대 최고 갑부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뷴은 "로너는 지난 3개월 동안 400만 달러(약 42억5천만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이 가운데 125만 달러(약 13억3천만원)는 자신의 재산을 직접 투입한 것"이라며 "반면 일리노이주에서 정규직에 고용돼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을 경우 연간 소득은 1만7천160 달러(약 1천825만원)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서던일리노이대학의 폴 사이먼 정책연구소 디렉터 데이비드 옙슨은 로너가 아무리 공약을 철회하고 해명한다 해도 이미 쏟아놓은 말을 쓸어담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경쟁 후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이번 발언과 로너의 재산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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