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질소득대체율 40%→20%대 하향.. 국민연금, 용돈은커녕 '푼돈 연금'

2013. 11. 1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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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 부실 계획 비판 거셀 듯

올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처음 공개한 국민연금의 실질소득대체율이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상 단순 오류라고 해명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는 잘못 계산된 실질소득대체율을 토대로 주요 노후보장 정책인 기초연금을 설계해온 셈이다. 국민연금이 건실하게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기초연금액을 연계시킨 정부의 기초연금안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부실계획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달 국감에서 민주당 이언주 의원에게 제공한 실질소득대체율(국민일보 10월 30일자 1·3면)이 계산 오류로 실제보다 최고 6.5%포인트 높게 산출됐다고 11일 밝혔다. 오류를 수정한 실질소득대체율은 2030년 23.2%로 국감 공개 자료(28%)보다 5%포인트 가까이 낮다. 2040년에도 22.3%(이하 국감자료 26.8%), 2060년 21.5%(26.9%), 2080년 22.3%(28.8%)로 향후 70년 가까이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한 수급자의 실질소득대체율은 20%대 초반에 머물 전망이다.

2013년생이 노인이 되는 2078년에 연금 생활자들은 퇴직 전 임금의 5분의 1 수준(22.2%)으로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얘기다. 일할 때 소득의 40%를 받도록 설계했다던 국민연금이 실상은 21세기 내내 목표의 절반에 불과한 '반토막 연금'에 머물 거라는 사실이 정부 예측으로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수정된 수치에 대해서조차 전문가들은 "실질소득대체율의 개념을 오해한 잘못된 계산법"이라고 반박한다. 실질소득대체율은 퇴직 후 받는 연금액(분자)을 일할 때 받은 평균임금(분모)으로 나눠 구한다. 이때 반드시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990년 월 200만원은 2020년 퇴직 시점 현재가치를 반영해 조정돼야 한다. 정부 계산법에는 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축소됐다.

국민일보가 고려대 김원섭 교수의 자문을 얻어 국민연금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가치로 환산한 실질소득대체율은 2060년까지 한 차례도 17%대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6.9%, 2040년 17.9%으로 정점을 찍은 수치는 2060년 다시 17.2%로 떨어졌다.

현행 기초노령연금 제도 설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한 연금전문가는 "노인들에게 일정액을 넓고 두텁게 깔아주는 기초노령연금(현 정부 기초연금)이 제안됐던 이유가 장기적으로 10%대에 머무는 국민연금의 낮은 실질소득대체율 때문이었다"며 "정부가 이런 사실은 말하지 않은 채 국민연금이 장래에는 제 역할을 할 것처럼 전제하고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동해 깎도록 설계한 건 일종의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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